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어 동맹간, 지역간 다자외교전이 본격화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4~5개 굵직한 국제 정상회의도 연달아 개최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3주년을 맞아 강조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달 20일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21~22일 개최 예정인 주요 20개 국가(G20) 정상회의에 영상회의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시대 국가간 보건의료협력, 빈곤국과 개도국에도 백신이 공평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방역 다자주의', 필수인력 이동을 허용하자는 메시지 등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UN) 총회에서도 코로나19로 국경과 지역 이동을 제한하는 고립주의를 타파하고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주요 7개 국가(G7) 의장국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초청에 따라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G7 정상회의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내년 5월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 아셈(ASEM·아시아유럽회의) 정상회의에서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두 정상회의는 모두 서울에서 열린다.
G7의 G11~12 확대 여부와 연이은 서울에서의 국제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 부각 여부도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내년 1월 북한의 제8차 당대회 등으로 변수가 많아진 북핵문제 해결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해제를 통한 북한의 핵능력 축소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공언한 동맹 중심의 다자주의가 국제무대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과 무역중심의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영주 외교안보연구소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다자협력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국제 문제와 이니셔티브의 전략적 선택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