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반 개인비서영역에서부터 자율주행자동차의 인지·판단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편의·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 교통, 물류, 안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AI기술의 빠른 접목·확산이 예상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원천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은 학습, 추론능력 등의 빠른 처리속도에서 큰 장점을 보이며 향후 인간의 수고를 줄이고, 인간과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서 빠른 확산이 예상된다. 특히 AI를 탑재한 머신비전 기술, 즉 '비전AI(Vision AI)' 기술은 확장성, 호환성,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잠재가치를 인정받아 다양한 분야에서의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과거 머신비전 기술은 이미지상에서 사전에 정의된 특정 상황만 판독 가능한 룰베이스 기반의 기술이었으나 딥러닝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미지 내 공통된 특징을 AI가 스스로 추출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일정량의 학습데이터만 있으면 AI가 이미지 내 물체를 구분하거나 영상 내 다양한 이상상황을 판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강점으로 비전AI 기술은 CCTV 확산에 따라 영상과 이미지 수집이 용이한 치안·방범, 교통, 산업안전, 리테일, 농장 등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비전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과 그로 인한 영향, 변화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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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도시가 가진 일자리 창출, 편리한 생활환경, 향상된 교육이라는 장점으로 인구와 인프라가 집적되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지나친 도시화로 인해 인구 집적을 넘어선 인구 과밀화가 오히려 도시 문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범죄발생, 환경오염, 교통체증, 주택문제 등 다양한 도시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에서 이러한 도시화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타고 새롭게 정의된 ICT 기술과 도시 서비스를 접목한 '스마트 시티' 기술이 도시화 해결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ICT·빅데이터·AI 등 4차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혁신기술이 적용돼 도시 내 모든 인프라를 촘촘하게 연결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의미 있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도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각국 도시는 도시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삶의 질 향상,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중, 도시 내에서 파급효과가 큰 교통·에너지분야에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나아가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방범, 공공안전의 영역에서 높은 활용성이 기대되고 있다.

세계 사례를 보면 치안용뿐 아니라 코로나 확진자 추적에도 활용했던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텐완(天網)'을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한 도시화와 발전이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스마트시티 전용 운영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며 미국 최초 계획형 스마트시티 '네오시티(NEO City)' 설립도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은 공공안전과 치안 강화하기 위해 재난·재해뿐 아니라 테러 등 범부처적 공동대응을 위한 공공·민간 CCTV, 항공기 관제시스템 등 관계기관 정보를 통합 운영하는 통 JOC(Joint Operation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CCTV, 날씨정보, 교통상황, SNS 데이터를 수집해 범죄를 예측하는 'National Police Agency'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인구·경제 구조 및 기후·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2019~2023 제3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자체 관제센터는 관내에 설치된 CCTV 영상정보를 경찰청, 소방서로 직접 연계하는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기반 구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시티 솔루션뿐 아니라 최근 연평균 16%씩 증가하고 있는 CCTV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 CCTV 경우는 사건·사고를 수동 모니터링하거나 사건 사고 발생 시 초동대응을 위한 영상정보 제공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AI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 수동적인 치안·방범 모니터링 용도에서 벗어나 범죄·사고에 대한 능동적인 인식·추적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비한 위험수위 감지, 주차차량 감지, 주차면 수 인식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도록 CCTV가 진화돼 스마트시티 구축에 근간이 되고 있다. 대부분 지자체들은 최근 CCTV 영상 및 자체 보유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융합한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CCTV 관제시스템도 스마트시티 완성을 위해 첨단기술을 접목해 진화 중이다. 선별관제시스템이 새 표준으로 제시되며 국내 다수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다. 선별 관제 시스템은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지역별 관제 특성을 고려한 관제 환경을 설정해 단순 수동관제 대비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관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예를 들면 주거지역, 상업지역, 교육지역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지역을 관제할 때 각 지역별 시간·요일별 유동인구, 주요 발생 이벤트 등을 반영해 집중이 필요한 시간대, 특정 이벤트만을 관제화면에 표출하도록 선정하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교육지역의 경우에는 등·하교시간, 학생이 인도를 벗어나 도로를 들어간다거나, 싸움 등 특정 이벤트가 감지됐을 때만 화면을 표출하여 관제요원이 유의미한 화면들만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할수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선별관제는 급증하는 CCTV 수 대비 부족한 관제요원 수에서 오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안전한 사회구축 및 관제센터 운영 효율성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동일인 재식별 기술(얼굴인식, 전신기반 Re-ID)을 통해 다중 영상채널에서 동일인을 재 식별해 빠른 추적을 가능하게 하며 특히 범죄 현장 내 설치된 CCTV를 통한 실시간 범인 추적 및 대량의 영상을 확인하며 추적해야 할 때 요긴하게 활용해 사건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영상분석을 통한 화재인식 기술, 하천 내 위험수위감지 기술 등은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데 비전AI 기술이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 기술 외에도 차량의 유형, 이동량, 차량번호 인식 기능 등을 통해 실시간 주차 공간 파악 서비스, 차량번호를 이용한 자동 과금 시스템 등 차량 사용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서비스가 비전AI 기술과 연계돼 제공되고 있다. 또 휠체어, 흰 지팡이 사용자(맹인), 유모차 등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 등을 AI가 자동으로 인식하여 도움이 필요할 경우, 별도 알람을 주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우미를 지원하는 등 도시에 살아가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행정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AI 기술을 통해 CCTV는 단순히 지켜보는 것만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시민의 생활 속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한 핵심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주 인텔리빅스 상무 intellivix@intelliv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