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명품시장, 코로나도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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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명품시장은 비켜갔다. 불황일수록 명품이 잘 팔린다는 말을 증명하듯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상반기 상승세는 지난해보다 30~4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달까지 이어지며 관련 업체들은 올해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감이 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온라인전문몰, e커머스 등 온라인 명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확산된 언택트 쇼핑 문화가 명품시장에도 번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배인&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08년 1%에서 2019년에는 12%로 증가했고, 2025년에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이다. 업계에선 소비 양극화로 저렴한 가성비 제품 아니면 비싸더라도 고급스러운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또한 럭셔리 상품을 개성 표출 수단으로 여기는 '플렉스' 문화 확산도 한몫했다.

롯데홈쇼핑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주문량은 53%, 주문금액은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만 따졌을 땐 주문량과 주문금액은 각각 46%, 45%였다. 인기 브랜드로는 '구찌'로 주문금액 390억원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인기상품은 선글라스였다. 5만2000세트를 판매하며 160억원어치를 팔았다. CJ오쇼핑은 명품 전문 프로그램 '럭셔리 샵'에서 올 상반기 주문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상승했다. '트렌드 온' 프로그램을 지난 8월 추가 론칭하고 '언박싱' 콘셉트를 활용하는 등 3040세대 고객 취향에 맞췄다.

명품 수요는 온라인쇼핑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e커머스뿐만 아니라 전문쇼핑몰 성장도 두드러진다. 명품 온라인 쇼핑몰인 머스트잇은 10월 거래액만으로 25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140억원과 비교하면 약 78% 성장한 수치다. 10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약 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액인 1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머스트잇 주요 고객층 가운데 2030세대가 74%에 달한다. 고객 이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 상품을 추천하고 32만건의 리뷰 데이터로 만족도를 높인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G마켓은 3분기 명품 신장률이 전년 대비 23%를 기록했다. 품목으로 보면 명품 의류·잡화가 430% 급증했고 리퍼브·중고명품 189%, 명품 시계 149%로 뒤를 이었다. 11번가는 상반기 5%, 3분기 6%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으로 보면 구두(30%), 가방(18%), 지갑(12%) 등 순이었다. 티몬은 올들어 8월까지 구매고객수는 91%, 매출은 29% 전년 대비 증가했다. 상위 품목으로는 여성 가방인 크로스·숄더백·토드백과 선글라스 등이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서 백화점에서의 명품 매출액은 올해 4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이런 명품 소비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백화점은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점포를 해외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폴로·빈폴·헤지스·폴스미스가 있던 남성복 공간을 비우고 구찌 멘즈·발렌시아가 멘즈를 올 하반기 새로 입점했다. 국내 여성복이 있던 지하 2층은 수입 패션·리빙 브랜드를 모은 '더 하우스 H'로 개편하고 JW앤더슨, 리던, 포망데레, 나누슈카 등을 입점시켰다. 신세계·갤러리아 백화점도 거점 지점 위주로 명품 신규 매장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전반적인 사회 문화와 젊은 세대 사이에 플렉스 소비 트렌드가 번지며 명품이 새로운 소확행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코로나 발 경제 불황 속에서도, 해외여행·외식·패션 소비를 대체하며 명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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