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언택트' 구내식당, 모바일식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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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식신 대표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 장소에 모여 콘서트를 즐기는 대신 유튜브로 공연을 보고, 극장에 가는 대신 OTT 플랫폼으로 영화를 보는 등 일상의 변화가 심화되고 있다.

언택트 소비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직접 만날 필요가 없는 무접촉 소비 패턴을 말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대비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34.2%가 늘었고 식·음료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약 7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직장인의 식사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모바일 전자식권 사용자가 급속하게 증가한 것이다. 모바일 전자식권은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 받으면 주변식당에서 바코드를 인식하거나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식사값을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기반 종이식권이나 식대 장부사용이 가지고 있던 불편함과 불투명성을 없앴다. 가맹 식당에서 스마트폰으로 식사비를 인증하면 정산은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기업에서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한 기업은 모바일 전자식권을 사용한 후 복리후생비로 지급하는 임직원 식대가 약 20%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동안 식당 장부 기입 등 불투명에서 오는 거품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식권을 사용하면 기업이 주변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동반성장 정책의 좋은 예가 될 수도 있다. 최근 KT는 광화문 사옥에 근무하는 1000여명 직원이 주변 식당에서 밥을 먹게 함으로써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구내식당에서는 식당 직원의 확인 없이도 인증이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기존 구내식당은 직원들이 종이식권을 미리 구매하고 구내식당 운영자에게 확인 받은 뒤 식권 함에 넣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구내식당 운영자는 종이식권 판매를 위해 직접 판매를 하고 이를 관리해야 했다.

반면 모바일 식권은 결제 및 인증 시 기계나 사람 간 불필요한 접촉을 없앰으로써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더불어 구내식당은 언택트 서비스 도입을 통해 식권을 판매하고 확인하는 인력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키오스크 설치 등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직원 100인 이상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는 약 500만명이고 100인 이하 기업까지 합치면 근로자수는 약 2000만명에 이른다. 전체 근로자의 중식대 시장은 연간 약 27조원이고 여기에 석식과 야근 식비까지 더한다면 기업용 모바일 식권 시장은 엄청나게 크다.

모바일 식권은 종이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할 수도 있다. 식신 e식권은 2019년 한 해 동안 약 500만건 거래를 통해 영수증 및 종이식권 사용을 줄였다. 줄어든 종이를 일렬로 세우면 약 500㎞에 달한다.

정부는 모바일 식권처럼 종이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페이퍼리스 정책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주변 소상공인 식당을 이용하는 근로자 식대에 대해 세금우대 정책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결과물인 모바일 전자식권 기업도 육성시키고, 그 혜택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 biahn99@siksinh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