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AI 바우처'로 인공지능 확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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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계는 인공지능(AI) 전성기에 접어든다.

AI는 급속히 발전했다. 자연어 처리, 시각, 음성 분야 AI는 이미 사람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한다.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다. 그동안 축적돼온 빅데이터를 기계가 학습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하게 된 일이다.

이미 지능형 알고리즘을 통해 AI 기술은 금융, 제조, 의료, 법률, 기사작성, 지능형 비서, 상품추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고령화 사회 국민 건강, 고령자 돌봄, 범죄 대응 등 국민 삶과 관련된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도 활용된다. 더 이상 AI는 기술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스마트폰처럼 일상생활에 스며든 'AI 사방편재(AI everywhere)'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산업 성장엔진이 꺼져가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AI 경쟁력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러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디지털 전환 시대의 '후버댐'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댐'을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데이터댐 사업은 데이터를 수집·축적·가공하고 이를 AI 중심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연관 산업을 만들어 내고 기존 산업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 대공황 시 뉴딜 대표사업인 '후버댐' 건설이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뿐만 아니라 댐에서 만들어진 전력생산과 관광, 도시 개발 등 다양한 연관 산업과 부가가치를 만들어 냈듯이 말이다.

데이터는 활용돼야 가치를 발한다. AI가 데이터 활용 정점에 있다.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어진 AI를 활용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가 산업과 사회 전반에 혁신을 예고한다. 우리 당면 문제도 해결한다. 데이터로 학습된 AI 혁신적 활용은 '데이터댐' 사업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AI 바우처' 사업이 시작됐다. AI 혁신적인 활용을 가속화하는 데 필수인 'AI 마켓플레이스' 활성화에 마중물을 대는 것이 AI 바우처 사업 핵심이다. 미국이나 중국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AI 기술 역량과 활용 경험이 적은 국내 기업에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실제로 AI 바우처 관심이 뜨겁다. 신규 사업임에도 의료, 제조, 교육, 금융은 물론 축산업, 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반기 335개 기업이 과제를 신청해 2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반기 추가 모집에도 475개가 지원해 본격적인 AI·서비스 전 분야 확산이 가시화된다.

그러나 산업현장, 특히 중소기업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AI를 비즈니스에 접목해 기업경영 모든 영역에서 AI가 동작하게 하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AI 활용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고 조직에 체계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단계별 도입전략이 수립돼야 성공할 수 있다.

기업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학습하며 다양한 활용사례를 분석해 자사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기업 지속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국내 기업에는 이러한 변화 계기가 크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AI 활용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야 하고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절실하다. 이 절실함이 의료, 제조, 교육, 금융은 물론 어업, 농업, 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해 225개 활용사례를 확보할 수 있는 AI 바우처 사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AI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쟁 시대다. AI 활용에 따라 국가산업 경쟁력이 결정되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AI 확산에 대한 정부 지속적 정책지원과 산업계 AI 기술 역량은 물론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AI 활용에 총력을 기울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때다.

송용욱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연세대(미래) 경영학부 교수) yus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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