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 한파에도...비대면 '생활소비' '물류·유통' 훈풍

생활소비, 상반기 투자액 34.8% 몰려
음식·신선식품 플랫폼 등 지속 성장세
물류·유통 분야, 작년 대비 115.3%
배송 대행·드론 등 변화된 생활패턴 반영

코로나19로 벤처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비대면 분야 혁신·벤처기업들이 벤처투자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분야에서도 '생활소비' 영역에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금이 쏠렸다. 전년 대비해서는 물류·유통 영역의 비대면 분야가 갑절 이상의 투자를 이뤄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적응한 소비자들이 변화된 일상 생활에 맞춰 온라인 쇼핑과 배달 수요를 늘리면서 관련 분야가 가장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대면 분야에 투자된 7691억원 가운데 34.8%인 2683억원이 생활소비 분야에 집중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감률 3.8%를 보였지만 상반기 전체 벤처투자가 전년 대비 17.3%로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 의미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가 크게 확산된 2분기에도 투자는 줄지 않았다. 1분기 투자된 1022억원을 훌쩍 넘어선 투자가 이어졌다. 당시 기존에 진행 중이던 투자도 모두 취소될 만큼 투자 환경이 경색된 상황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생활·소비 영역은 식품 등 소비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생활중개 플랫폼, 전자상거래를 운영하는 곳이 해당된다.

또 중기부의 이번 비대면 분야별 투자 집계 자료는 국내 조합을 통해 투자된 투자금액만 반영된 것이다. 지난 5월 마켓컬리가 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것은 해외투자 유치라 포함되지 않았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대규모 금액으로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위축된 국내 투자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비대면 분야 중에서도 코로나19로 탄력받은 음식·신선식품 플랫폼 분야가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년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투자가 늘어난 비대면 분야는 물류·유통이다. 지난해 170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15.3%가 늘어나 총 366억원이 투자됐다. 여기엔 전자상거래 수요를 뒷받침하는 물류 풀랫폼이나 배송 대행, 드론, 무인기 등을 활용한 물류 산업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생활 패턴으로 탄생한 신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함께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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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도 지난 상반기 투자액이 45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9억원으로 54.5% 증가했다. 반면에 비대면 분야에서도 스마트 금융 분야,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펀드 결성도 크게 줄어드는 등 벤처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사업 전망이 유망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비대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속 성장, 시장 선도 가능성 등에서 알짜기업으로 조명받고 있어 하반기 벤처투자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비대면 시장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면서 비대면 분야를 △스마트 헬스케어 △온라인교육 △스마트 금융 △생활소비 △엔터테인먼트 △물류·유통 △기반기술 등 7개로 나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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