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세침흡인생검(FNA)으로는 비진단적 결과가 나오거나 애매한 결과가 나올 경우 반복적인 세침흡인생검을 하거나 수술을 해야했지만 중심부바늘생검(CNB)을 통해 반복 검사와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소령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갑상선 중심부바늘생검의 유용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갑상선 결절은 초음파 검사에서 약 19~67%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대부분 양성이지만 이 중 암에 해당하는 악성 결절은 1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선 결절 이상 유무를 평가하며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판단한다. 갑상선 조직 검사 결과는 1~6단계로 나뉘는데 2단계는 양성, 6단계가 암에 해당한다. 5~6단계는 대부분 수술을 진행하지만 3~4단계에서는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중심부바늘생검을 3~4단계 애매한 결과가 나올 확률을 낮춰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 수 있다”면서 “반대로 처음에 양성으로 나왔지만 중심부바늘생검을 통해 재검 결과 암으로 판정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침흡입생검은 가느다란 바늘을 넣어 세포를 흡인한 후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부작용이 적어 갑상선 생검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암세포가 있더라도 흡인한 세포 내 암세포가 없는 경우 암이 아니라는 오진단이 나오게 된다. 중심부바늘생검은 세침흡인생검 단점을 보완한 생검 방식이다. 특수한 바늘을 사용해 조직절편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조직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채취 가능한 조직의 양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는 세침흡인생검에서 비진단적 결과가 나온 경우나 세침흡인생검에서 불확정 결절이 나온 경우 또는 전이된 암 '림프종, 미분화암'이 의심되는 경우 중심부바늘생검을 권고하고 있다.
중심부바늘생검 제품은 기존 10㎝ 위주로 구성됐지만 지난해 바드코리아가 갑상선 조직 진단에 최적화된 중심부바늘생검 기구 '미션(Mission)' 6㎝ 제품을 출시하면서 환자 상태에 적합한 바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6㎝ 중심부바늘생검 제품은 갑상선 조직을 채취할 때 결절이 앞쪽에 위치해 있거나 근육이 얇은 동양인에게 효과적”이라며 “피부에 삽입한 후 바늘을 제거한 상태에서 안전하게 여러 번 반복하며 조직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갑상선암은 보통 증상이 없다. 결절 크기가 커지면 성대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목소리가 변하고 기도를 눌러 숨이 막히거나 가래가 끼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목에 뭔가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변하고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난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면서 “갑상선 '결절'이 의심될 경우 영상의학과를 찾으면 직접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바로 조직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내원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