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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면서 수입차 브랜드도 국내에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프랑스 완성차 브랜드 푸조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기차 2대를 국내 출시했다. e-2008과 소형 해치백 e-208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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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

푸조 208은 높은 연비로 국내에서도 사랑받은 모델이다. 2012년 말 국내 출시된 '1.4 e-HDi(디젤)' 모델은 국내 시판 차종 중 연비 1위를 기록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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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오디오, 공조 기능 조작버튼.

그러나 낮은 마력이 문제였다. 푸조는 그동안 디젤 모델만 국내에 출시했다. 1.4e-HDI는 68마력에 불과했고, 1.6 e-HDi도 92마력에 그쳤다. 200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모델 1.6 GTi은 있었지만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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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푸조 208 전동화 모델 푸조 e-208의 최상위 트림 GT라인이다. 푸조 e-208에선 기존 디젤모델의 불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m로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e-2008보다 차체가 작지만 같은 수준이다.

전기차 특성상 발진 가속력이 탁월해 야간에 뻥 뚫린 경인고속도로를 달리는 데 답답함은 없었다.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초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푸조 특유의 콤팩트 운전대는 운전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해줬다. 배터리 영향인 듯 차량이 낮게 지면에 붙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운전대가 작아 운전대 위로 계기판이 보이는데 이질감보다는 개방감이 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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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17인치 알로이 휠

전기차 특성상 디젤차 대비 소음이나 차체 떨림도 적다. 시동이 켜진 건 소리가 아닌 계기판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 연료 효율성도 내연기관 차량을 압도한다. 한 차례 충전할 때 1만원도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시승 간 무료 충전 프로모션을 하는 전기차충전소를 발견해 운 좋게도 지출이 없었다.

다만 충전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려면 구매 전 집이나 회사에 완속·급속충전기가 충분히 갖춰졌는지 살펴봐야 하겠다.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244㎞로 e-208은 장거리 여행보다는 일상 주행과 근교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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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전기차를 나타내는 e 마크

e-208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노란색의 시승차는 사회초년생에게 어울릴 법했다. 2세대부터 적용된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LED 주간주행등(DRL)이 강렬한 인상이지만 외관 컬러로 인해 귀엽게 보였다. 전면 그릴이 커 차체도 실제 크기보다 커 보였다. 체급 대비 큰 17인치 알로이 휠도 멋스럽다. 후면부에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풀 LED 3D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차량 좌측 뒤에는 전기차임을 나타내는 'e' 마크가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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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구조

차량 내부에 들어서면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3D 아이-콕핏'이 맞이한다. 입체적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는 특별한 기능을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 미래 지향적 느낌이다. 매일 마주하는 부분인 만큼 운전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듯하다. GT라인은 8가지 앰비언트 라이트로 자신만의 실내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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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차선 이탈 방지(LKA), 차선 중앙 유지(LPA) 기능 활성화 버튼. 운전석 좌측 하단에 위치한다.

GT라인 트림은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도 지원한다. 차선 이탈 방지(LKA), 차선 중앙 유지(LPA) 기능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앤 고(이하 ACC)'까지 더하면 중장거리 여행 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차량이 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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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의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ACC 기능은 도심 주행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 '오토홀드' 기능처럼 사용하면 정차 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된다. e-208은 도로의 속도 표지판을 인식, 계기반에 표시하는데 ACC 조작부에 MEM 버튼을 누르면 ACC 속도 변경이 가능해 편리했다.

푸조 e-208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 연동을 지원한다. 내비게이션은 T맵 기반이다.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 시스템을 갖췄기에 구글 스토어를 통해 T맵, 카카오맵 등을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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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 2열 무릎공간

차량 크기가 작아 2열 공간은 넉넉하지 않다. 178㎝ 성인이 앉으니 간신히 주먹 1개가 들어가는 무릎 공간이 나왔다. 2열 송풍구는 없고, 스마트 기기 충전을 위해 USB 포트 2개가 있다. 트렁크는 해치백 특성상 2열을 접으면 짐을 싣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마이 푸조' 앱을 통해 커넥티드 카 기능도 지원한다. 실시간 배터리 정보 확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심야시간에 예약 충전도 할 수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원격 냉난방 공조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트림별 가격은 알뤼르 4100만원, GT라인 4590만원이다. 국고 보조금은 2020년 기준 653만원이며 차량 등록 지역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을 지원받을 시, 2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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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 2열에 위치한 USB 포트.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