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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을 새롭게 이끌 정의선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쌓여있다. 눈앞에 놓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비롯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글로벌 시장 실적 회복과 품질 이슈 해결, 미래차 시장 경쟁력 확보 등은 정의선 회장이 이른 시일 내 풀어내야 할 주요 과제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것은 2년 전 마무리 짓지 못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안정적 승계에 나서려면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 지분은 현대차 2.35%, 기아차 1.74%,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위아 1.95%, 현대오토에버 9.57%에 불과하다.

현재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차(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기아차(17.2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6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현대차(6.8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등 4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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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 전시된 수소차 넥쏘.>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개편이 계획대로 실행됐다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 계열사로 단순화됐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보통주를 보유한 미국계 펀드 엘리엇이 현대글로비스로부터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며 반대했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까지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정 회장은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향후 현대모비스를 인적 분할한 뒤 재상장을 통해 시장 평가를 받고 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이나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투자 부문만 합병해 지주사를 만드는 방안 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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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체코공장 코나 일렉트릭 생산라인 모습.>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회복과 수년째 부진한 중국 시장 실적 개선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3% 줄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3.1%로 2016년과 비교해 2%포인트(P) 하락했다. 미국과 인도 등에서 선방한 것에 비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판매 침체는 현대차 전체 실적 개선에 큰 걸림돌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강조해왔던 품질경영도 계승해 발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타Ⅱ 엔진 이슈로 홍역을 앓았고, 올해는 전기차 코나EV 화재 사건이 터지면서 국내외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정 회장의 빠른 판단으로 리콜을 결정했음에도 시장 논란은 여전하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품질 이슈가 확대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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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필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7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4위에 올랐으나 실제 시장 점유율은 르노닛산, 폭스바겐의 절반 수준이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현대차와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 종합 순위는 아직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하루 전인 13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에 미래차 핵심 연구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설을 선언했다. HMGICS는 차량 판매부터 관리까지 고객의 생애 주기형 차량 이용 형태를 분석해 연구하는 전진기지다. 정 회장이 주도한 HMGICS가 2022년 완공되면 차량 판매와 관리는 물론 도심형 모빌리티 기술,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UAM를 통합 연구하는 혁신기지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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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건립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2026년 예정인 서울 삼성동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완공도 남아있다. GBC를 완공하기 위해서는 3조원 이상의 개발비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경기 위축으로 공동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 미래차 분야에 남다른 혜안을 보였던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 당면한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