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 계절은 1년마다 다시 돌아오지만, 우리가 책을 접하는 방식은 해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 종이책은 물론이고 전자책과 오디오북까지 책을 접하는 방법이 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음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르 작품까지 새로운 플랫폼을 중심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콘텐츠 문화를 주도하는 1980년부터 2005년 사이 출생자, 일명 MZ(밀레니얼+Z)세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언뜻 조합이 안 되는 대표 아날로그 문물인 '책'과 디지털이 숨 쉬는 것처럼 익숙한 'MZ세대'는 어떤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을까?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종이책 감소, 전자책 증가
먼저 MZ세대가 책을 얼마나 접하고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3월 발표한 '2019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중 1년간(2018.10~2019.9) 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를 제외한 일반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연간 독서율은 '종이책' 기준 성인 52.1%, (초·중·고) 학생 90.7%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기준 각각 59.9%, 91.7%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반면에 전자책(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 제외, 웹 소설 포함)을 '한 권 이상 읽었다'는 성인 비율은 16.5%로, 2017년(14.1%) 대비 2.4%P 증가했다. 특히 새 매체에 빠르게 반응하는 밀레니얼 세대, 즉 20~30대 전자책 독서율이 3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생의 전자책 독서율은 37.2%로 집계됐고 이 중 초등학생의 전자책 독서율이 가장 높았다. 학생 평균 전자책 독서율은 2017년(29.8%) 대비 7.4%P 증가했다. '2019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서 처음 독서 매체 대상에 포함된 오디오북 독서율(청취율)은 성인 3.5%로 주로 20~30대가 청취했으며, 학력이 높고 소득이 높을수록 독서율이 높았다. 그러나 아직 종이책이나 전자책 독서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보여 유의미한 수치라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학생의 오디오북 독서율은 18.7%이며, 전자책과 동일하게 초등학생의 오디오북 독서율이 가장 높았다.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자책과 오디오북은 MZ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지만 아직 종이책을 대체한다는 느낌보다는 현대인 생활 패턴에 따른 보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집중력 있게 독서를 할 수 없는 저연령층이 책을 접하는 수단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전자책 시장 미래
그럼에도 전자책 시장 미래는 밝다. 현재는 종이책을 보완하는 보완재 역할을 하지만 종이책의 데이터화가 완료되면 무겁고 부피가 큰 종이책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독서를 하게 될 것이다. 또 독서에 익숙한 세대는 성장하며 비율을 높일 것이기에 전자책 시장은 점점 성장할 것이다. 미래 종이책은 소장 의미만을 가져 현재 전자책과 위상이 뒤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Z세대는 아날로그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책도 디지털로 즐긴다. 당연히 이들을 위한 독서 플랫폼도 활발하게 서비스 중이다. 이들이 MZ세대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 MZ세대를 위한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는 10만권의 독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독서 플랫폼이다. 600곳 이상 출판사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매달 3000권 이상 신규 도서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일반 단행본을 비롯해 오디오북과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매거진, 웹소설과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공한다. 밀리의 서재는 독서에 아직 익숙하지는 않더라도,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과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를 바라는 고객을 타깃하고 있다. 누적 회원 수가 250만명(유료·무료 회원 총합)에 이르며, 이 중 18~44세까지 연령대가 68.12%를 차지하고 있어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리뷰 또는 프리뷰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위해 '한 줄 리뷰'를 제공해 실제 해당 도서를 읽은 사람들이 남긴 의견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형태의 책 추천과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밀리의 서재 재밌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기존 전자책 플랫폼이 도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밀리의 서재는 독서를 통한 소통을 중시한다.
자신만의 서재를 꾸려가며 읽은 책을 자신의 서재에 담아 노출하고,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포스트나 한 줄 리뷰로 언제든 쉽게 남길 수 있다. 또한 회원끼리 서로 서재를 팔로우(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 서재를 둘러보고 서로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즉 '책부심'을 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고 이를 남에게 뽐내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이 기능은 '독서가'로서 지적인 매력을 뽐낼 수 있는 효율적인 기능이 분명하다.
밀리의 서재는 독서하는 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독서 목표를 세워라 △독서 루틴을 만들어라 △독서 일상을 기록해라 △서재를 공유해라 △책을 추천하라는 다섯 가지 습관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면 선물을 제공하는 '1밀리+챌린지' 등 이벤트를 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 전솜이 매니저는 “다양한 콘텐츠 홍수 속에서도 '독서 콘텐츠'를 통해 시간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보내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독서를 통해 1밀리 더 멋진 일상을 만들어나가는 '독서 플랫폼'으로서 밀리의 서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 윌라 오디오북
윌라 오디오북은 누구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배우고 독서할 수 있도록 오디오북을 제공하는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다. 최신 베스트셀러를 완독한 오디오북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제공하며 분야도 다양하다. 소설과 인문, 경영경제, 자기계발은 물론 아동 도서 및 영어 원서까지를 자체 스튜디오에서 유명 성우와 전문 낭독자들의 녹음을 통해 제작하고 있다. 윌라는 2020년 9월 기준 누적 회원수 125만명과 누적 앱 다운로드 160만건에 이른다.
이 중 직장인에 속하는 25~45세 연령대 비율이 47.7%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출퇴근, 외근 이동 등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디오북 가장 큰 장점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독서는 눈으로 책을 읽는 행위를 말하는데 오디오북은 청각을 통해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윌라는 전문 성우와 음향효과 지원 등 다양한 음성 기술을 통해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듯 리얼하고 재미있게 독서를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독서는 지루한 것'이라는 편견도 없앨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 일상화돼 있는 MZ세대와 일맥상통하는데, 영상을 보면서도 소통을 해야 하고 일이나 공부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공유를 해야 하는 MZ세대에게 오디오북은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오디오북은 아직 국내에서 전체 시장에 대한 통계가 없을 정도로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플랫폼이다. 윌라 측은 “이미 오디오북이 활성화된 미국과 중국의 경우 성인 인구 중 40~50% 수준이 오디오북 이용 경험이 있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수준의 오디오북 시장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윌라 유재선 팀장은 “많은 사람이 독서 필요성을 느끼지만, 여러 이유로 독서를 못하고 있다”며 “시간,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어 더욱 쉽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윌라 존재 이유다. 오디오북을 통해 국내 독서 인구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마음의 위안과 즐거움도 얻을 수 있는 독서. 현재는 전통 종이책이 압도적인 비율을 보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 단말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이용률이 MZ세대를 필두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플랫폼은 숏폼 콘텐츠(1~10분 내외 짧은 시간 안에 소비 가능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MZ세대 요구에 맞춘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 아날로그 대표주자인 책을 디지털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책 읽기 딱 좋은 이 계절,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독서를 통해 지식과 감성에 영양소를 듬뿍 공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