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 직접 개발 온라인서 판매
효율성 강점...'새로운 시장' 판단
카카오페이, 금융당국 예비심사 준비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강화 적극 나서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국내 2호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출범한 데 이어 카카오페이, 교보생명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과 삼성화재까지 디지털 손보사에 관심이 있어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과 빅테크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는 보험상품을 직접 개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인슈어테크 업체가 보험사 상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형태와 대비된다. 디지털 손보사는 지점이나 설계사를 별도로 두지 않고 텔레마케팅(TM)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목전에 둔 것은 카카오페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보사 공동 설립을 추진했지만 자동차보험 관련 이견을 접히지 못하면서 독자노선을 밟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디지털 손보사 설립 관련 금융당국 예비심사 절차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투자하고 카카오페이가 설립한다는 기존 독자노선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재 금융당국 예비심사 절차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교보생명도 최근 매물로 나온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보험사 도약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다만 자체 디지털 손보사 설립의 경우 라이선스 취득 등 문제가 있어 과거 계열사던 악사손보를 인수해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니지만 신한금융과 삼성화재도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일각의 예상과 다르게 악사손보 예비입찰에는 불참했지만 여전히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2곳의 생보사를 두고 있지만 손보사는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 악사손보 IM(투자설명문) 자료까지 수령하는 등 이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악사손보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략적으로 맞지 않아 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금융 포트폴리오에 손보사가 없으니 물건이 나오면 확인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손보사 추진을 진행하다가 무산된 삼성화재도 애초 계획대로 실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 가능한 디지털 보험을 판매하기 위한 디지털 손보사 관련 내용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슈어테크 등장으로 새로운 방식의 상품·서비스가 출현했지만 기존 시스템 내에서 직접하기엔 속도도 느리고 효율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해 소위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보험사들이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여기에 빅테크까지 디지털 손보를 기존 보험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이라고 판단하면서 시장경쟁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놓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놓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업체들이 늘면서 이 부분에 대한 문의나 논의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이런 관심이 지속된다면 제3, 제4의 디지털 손보사가 연달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