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확인 '폴더블 디바이스' 3종 출시 계획
갤S·노트 시리즈 펜 기능 등 통합 검토

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폰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플래그십 자리에 전면 배치하고, 기존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는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성을 확인한 폴더블폰을 강화,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거머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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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8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갤럭시 노트20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 펜 입력 탑재가 유력하며, 하반기에는 노트가 1개 모델만 나오거나 아예 출시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스마트폰 개발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펜 입력을 구현하는 부품인 디지타이저가 내년 갤럭시S21(가칭) 적용을 위해 개발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펜 입력 모델 출시로 하반기 2종으로 나오던 노트 시리즈는 축소되거나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 하반기 노트 모델이 유동적인 건 아직 사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S 시리즈 펜 입력 탑재 가능성은 매우 짙은 상황이어서 '완전 통합'은 아니어도 갤럭시S와 노트의 경계는 최소 내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상반기에 갤럭시S, 하반기에 노트 시리즈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했다. 일 년에 한 차례 매년 가을 신형 아이폰을 내놓는 애플 등 경쟁사보다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발빠른 신제품 출시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던 회사가 노선을 바꾸려는 건 '폴더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시장성과 성장성을 확인한 만큼 차세대 디바이스에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 디바이스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정은 가변적이지만 하반기에 복수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노트 자리를 폴더블이 대신하는 구도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경쟁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욱 공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설 것으로 안다”면서 “폴더블이 삼성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내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은 상반기에 갤럭시S와 노트의 통합, 하반기에 폴더블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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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들.<사진=삼성전자>

삼성이 폴더블폰을 전면 배치함에 따라 본격적인 출하 확대가 점쳐진다. 갤럭시S 시리즈는 연간 2000~3000만대, 노트 시리즈는 연간 약 1000만대 판매되는 인기 폰이었다. 삼성은 최근 2년 동안 폴더블폰을 생산하며 쌓은 경험과 양산 능력 확대를 통해 연간 판매 목표치를 10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또 폴더블폰에 펜 입력 기능 도입을 추진, 노트 시리즈가 더 일찍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당초 갤럭시Z폴드2 탑재를 목표로 했지만 접을 수 있는 폴딩 특성을 갖추면서 펜 입력을 지원하는 커버윈도나 디지타이저 같은 부품·소재 개발이 어려워 적용하지 못했다. 만약 차기 폴더블폰에 펜 입력이 가능해지면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흡수·통합 작업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올해보다 15% 증가한 3억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폴더블을 앞세운 플래그십 라인업 재편으로 판매 증가와 수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