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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지도 2년이 흘렀다.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 등의 성과도 남겼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 '촉진자론'도 힘을 받았다.

그러나 북핵 문제를 두고 북미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북한이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2017년 집권 후 남북 관계 성과를 최대 치적으로 꼽았던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북한'이라는 최대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8년, 꿈같은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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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2018년은 꿈과 같은 한해였다. 정부 출범 후 국정 핵심 어젠다로 선정한 남북관계 증진에서 실제 성과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3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고,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3박4일간 환대를 받고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에 의한 '한반도 운전자론'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절정은 평양 방문이었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3번째, 문 대통령 본인으로서는 처음 북한(평양) 땅을 밟았다.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9·19 선언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도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전쟁위험 제거와 적대관계 해소 △교류와 협력 증대 및 민족경제 균형발전 대책 강구 △이산가족 문제 해결 위한 인도적 협력 강화 △다양한 분야 협력과 교류 적극 추진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평화 터전 진전 인식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대집단체조공연장에서 15만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7분간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70년의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하며 북한 주민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예정에 없던 백두산 천지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천지에서 제주도에서 담아온 물을 백두산 천지 물과 합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도 일제히 환영을 표하며 한국의 노력에 대해 지지하고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08년 이후 전혀 움직임이 없었던 비핵화 분야의 진전, 비핵화 협상이 지난 2월 달에 평창올림픽 그리고 3월에 특사 방북, 이어서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서 북미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북한과 미국 양측의 대화가 물꼬가 다시 트였다”고 평가했다.

◇2020년, 되돌려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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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도훈 본부장의 말처럼 당시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 논의의 중심에 섰다.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도 단연 빛나는 문 대통령의 외교적 업적이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치솟았다. 일각에서 경제 문제가 거론됐지만 국정운영 동력이 충분했다.

상황은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 회담) 결렬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순조롭게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은 마지막 날 최종합의를 앞두고 결렬됐다. 북한은 영변 비핵화 등 단계적 비핵화를, 미국은 영변 외 다른 핵시설까지 완전히 비핵화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하다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공을 들이겠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북미 간 협상이 결렬되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을 뿐 남북미 정상 간 관계는 돈독했다. 서신을 주고 받고, 그해 6월에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깜짝 회동을 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와 GP 총격사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잇따른 대남도발 언행이 겹치면서 악화기로에 섰다. 김 부부장 등의 대남강경발언은 남한 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살포가 이유였지만 속내는 북미 협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점에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막말을 쏟아냈고, 청와대도 기존과는 다르게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올해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적으로 폭파하면서 9·19 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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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여러 어려움에도 남북관계 증진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제안한 보건의료협력이 북한의 묵묵부답 속에 진전이 없자 다양한 방법으로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피한 남북 직접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판문점을 방문해 “북측도 나름대로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 상황이 완화된다면 10월부터라도 판문점 견학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이라며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오는 22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의지 재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