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뒤를 이을 차세대 기술로 '양자정보통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양자정보통신은 양자 관련 정보통신기술(ICT)을 총칭합니다. 양자정보는 중첩·얽힘 등 양자역학 특성을 이용해 정보를 전송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입니다. 양자센서·양자암호통신·양자컴퓨팅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넷째주를 양자정보주간으로 정하고 양자정보 연구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양자정보를 향후 국가 안보와 미래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혁신 기술로 보고 직접 육성에 나선 것입니다.
정부는 양자정보과학 연구개발(R&D)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성균관대에 양자 R&D 컨트롤타워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위한 양자 시범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등 양자 인프라 조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양자 관련 기술개발과 연구, 실증 등을 통해 국내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고도화,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석입니다.
Q:양자컴퓨팅·양자암호통신·양자센싱은 무엇인가요?
A:세 기술 모두 양자를 활용한 기술·서비스입니다. 양자는 물리학에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적 독립체 최소단위입니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중첩·얽힘 등 양자역학 특성을 활용해 미래 기술을 개발·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병렬 처리가 가능한 미래형 컴퓨터입니다. 컴퓨터 계산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확대했습니다. 고전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에너지, 화학공학, 재료과학, 신약 개발 등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기 적합한 산업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 기술로 생성한 암호키를 송수신 측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통신 보안 기술입니다. 중간에 도청이 있어도 암호키 자체가 손상돼 탈취한 쪽에서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게 강점입니다. 도·감청을 원천 차단하는 대안으로 꼽힙니다. 기존 통신 보안 기술은 암호키 숫자를 최대한 길게 설정해 이를 풀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 등장 등 컴퓨팅 속도 향상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한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양자센싱은 양자 상태 초미세 변화를 감지해 광자, 자기장, 중력 등 물리량 센싱 분야에서 고전센서 한계를 극복하는 초고감도·초고분해능 등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Q:양자컴퓨팅 관련 대표 기업이 궁금해요.
A:세계적 기업과 대학은 지금도 연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팅은 우리나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IBM,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이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IBM은 2016년 최초로 범용형 근사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상에서 구현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 양자우위 달성 논문으로 양자컴퓨터 시장 참전을 알렸습니다. AWS는 양자컴퓨팅 서비스 '아마존 브래킷' 출시와 함께 양자컴퓨팅센터·양자솔루션 랩 운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구글, MS, AWS,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은 양자컴퓨팅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프트웨어(SW)와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IBM과 구글, 인텔은 양자컴퓨팅 하드웨어(HW)와 SW 모두를 개발합니다. AWS와 MS는 SW 개발에 집중합니다.
삼성전자는 IBM 양자컴퓨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양자컴퓨팅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종합계획·국책과제 등으로 올해 본격적인 양자컴퓨팅 산업 육성에 나섰습니다.
Q:국내 통신사도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하나요.
A:네 그렇습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양자암호통신 또는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확보하고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14년 10월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올해는 삼성전자와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을 탑재한 5세대(5G)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출시했습니다. 또한 자회사 IDQ와 미국 버라이즌 상용망에 양자키분배기(QKD)를 공급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KT는 올해 자체 개발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5G 상용망에서 데이터를 암호화해 전송하는 실증에 성공했습니다. KT가 자체 개발한 QKD 시스템과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산 암호화 장비(Encryptor)를 '개방형 계층구조(ITU-T Y. 3800)' 국제표준에 따라 경기도 일부 지역 고객이 이용하는 5G 네트워크에 적용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서울대 산업수학센터·크립토랩과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개발, 올해 고객전용망 장비(광통신전송장비) 적용에 성공했습니다. 양자컴퓨터로 푸는 데만 수십억년이 걸리는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해 통신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5G 및 유·무선 가입자 서비스에도 PQC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Q:양자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무엇이 좋나요.
A:그동안 보안·연산 등 영역에서 할 수 없던 일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고전 컴퓨터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기하급수적 확장이 필요한 금융·물리·화학 등에서 복잡한 시뮬레이션 문제를 대규모 최적화, 빠른 속도로 연산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에너지, 화학공학, 재료과학, 신약 개발 산업 등에서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자암호통신은 이러한 양자컴퓨터로도 해킹할 수 없는 보안 체계를 구축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양자컴퓨터: 21세기 과학혁명' 이순칠 지음, 살림 펴냄
21세기 인류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를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총서다. 양자컴퓨터 관련 내용을 새로운 패러다임 관점에서 양자정보과학, 암호 이야기, 양자 전산의 등장, 양자컴퓨터 SW와 HW 그리고 현재와 미래로 나눠 자세하게 소개한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 김상욱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양자역학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정확한 정의와 유머러스한 비유로 차근차근 이해시키는 방식의 책이다.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상 드라마 양자 역학의 하루를 통해 양자역학 진입 장벽을 과감히 허물었다. 100년에 걸친 이해 불가능한 현상을 설명하려는 물리학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양자적 사고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