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가 놀랄 AI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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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3월 인공지능(AI)이 세계를 들뜨게 했다. 고도의 직관력과 지능을 요구하는 바둑 경기에서 AI가 최정상급 프로기사를 꺾은 것이다. 파급력은 단순한 바둑 경기 이상이었다. 전 세계가 놀랐다. 그동안 관심조차 없던 이들까지 AI의 가능성을 돌아보게 했다. 이른바 '알파고 쇼크'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부러움과 아쉬움을 남겼다. 알파고 쇼크 당시 곳곳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는 왜 알파고를 만들지 못하나”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세계를 놀라게 할 AI 성과를 보유하고픈 바람이 담겼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딥러닝 이후 혁신 기술 확보가 아쉬움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기존의 것 답습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새로운 기획을 담아 도출한 'AI 실행전략'에 주목하는 이유다.

첫 추진 과제가 '포스트 딥러닝' 개발이다. '자가 성장 AI' 구현이 핵심이다. 학습 과정이 마치 사람 같다는 특징이 있다. 스스로 다양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지식화하는 개념이다. 해외 AI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언급되기 시작한 분야다. 갈 길은 멀지만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서 성과를 낸다면 과거 딥러닝이 한 것처럼 AI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인간 협업을 위한 복합자율 지능,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체 지능 등 다른 추진 과제도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

기관의 새로운 기획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외부 지원도 관건이 된다. 대형 성과 창출에는 그만한 자원 투입이 필수다. 최근 전 세계 화제가 된 AI 'GPT-3'도 그랬다. 사람 수준으로 대화하고 글을 쓸 수 있어 화제가 됐다. 막대한 자원 투입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입력 단어만 4990억개다. 언어 모델 개발에는 100억원이 넘는 돈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정부도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는 등 AI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연구 현장의 노력, 정부의 충실한 지원이 어우러진다면 대형 성과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세계가 놀랄 AI 성과를 직접 지면에 소개할 날이 기대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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