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현 회장을 포함해 재계 원로는 회장직 수락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측은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면서 “지금은 박 회장이 임기를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SK 측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한발 뒤로 뺐다. 그럼에도 재계를 포함해 산업계에서는 차기 회장 가능성에 대해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박 회장은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이미 연임까지 마친 상황이다. 다시 회장직을 맡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물론 차기 회장을 호선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시기가 닥쳐 다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게 낫다. 무엇보다 대한상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높아졌다. 재계를 대표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재계와 산업계 목소리를 사실상 대한상의가 대변하고 있다. 전경련 위상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자칫 대한상의 회장까지도 공석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추대까지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 회장 본인이 고사할 공산이 크다. SK그룹 입장에서도 단체장을 맡는 게 별로 득이 없어 반대할 가능성이 짙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재벌에 우호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기업 정서까지 띠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엇박자인 상황에서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를 맡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오히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맏형격인 재계 원로가 역할을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일 것이다.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전 회장은 1993~1998년 전경련 회장직을 맡아 재계의 솔직한 의견을 정부에 개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누가 회장직을 맡든 모두가 똘똘 뭉쳐서 힘을 실어 준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런 확신이 없다면 누구도 선뜻 회장 자리를 맡지 않을 것이다. 결국 차기 회장 선임은 기업 의지와 단합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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