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PC방, 연말 패키지 게임 서비스 '새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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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를 받은 합법 스팀 패키지게임을 PC방에서 즐길 수 있다. 2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힘든 시기를 견딘 업주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플레이위드와 루니미디어가 패키지 게임을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플레이위드가 준비 중인 '스팀 PC카페'는 밸브가 2018년 처음 공개한 PC방 프로그램 연장선이다. 플레이위드는 2019년 밸브와 스팀PC카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서비스권을 확보했다. PC방 사업자가 해당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스팀에서 유통 중인 게임을 PC방에서 제공할 수 있다. 모든 게임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사 선택에 따른다.

플레이위드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구축한다. 한국형 스팀 PC방 관련 상품 개발을 책임진다. 자사 PC방 서비스 채널인 플레이위드존과 함께 프로모션과 마케팅 그리고 유통 채널을 강화한다.

현행법상 국내 게임물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스팀 게임을 유통하면 PC방 사업자는 처벌받는다. 플레이위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서비스를 희망하는 게임의 사전등급분류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플레이위드 관계자는 “심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스팀 PC카페 서비스 세부사항을 추후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니미디어는 4분기 PC게임 유통 플랫폼 루니파크를 상용화한다. 2019년부터 전국 100여곳 PC방에서 테스트해왔다. 루니미디어가 각 게임사, 퍼블리셔와 계약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라이선스 문제에서 자유롭다. 현재 23개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용화 이후 계속 게임을 추가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자동 저장 기능을 제공해 루니파크를 제공하는 어느 PC방에서나 즐길 수 있다. 게임통계 기능을 통해 플레이 시간에 따른 수익분배도 측정할 수 있다. 회원 가입 시 기재한 나이를 확인해 셧다운제와 과몰입 방지 메시지를 출력하는 것도 장점이다.

업계는 패키지 게임 확산이 PC방 생태계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패키지 게임은 PC방에서 서비스하기 어려웠다. 유지·보수 덕에 무HDD가 보편화됐다. 컴퓨터가 꺼지거나 자리를 옮기면 내려받은 게임이 모두 사라졌다. 세이브파일도 건지지 못하기가 일쑤였다.

소프트웨어 구입에 인색한 정서도 장벽이 됐다. 실제 초기 PC방에서는 '스타크래프트' CD키 추출기라는 프로그램이 유행해 정품을 추출해가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개인용·상업용 라이선스 권한 허용 범위가 다른 탓에 게임사와 PC방 업주 간 싸움도 있었다. 온라인 게임 위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성수동 PC방 사장은 “PC방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먹고 즐기고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편됐다”며 “일부 편중된 게임만 제공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복합 콘텐츠 공간을 탈바꿈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