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에 대한 염원이 커져 가지만 시절은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재확산 우려 속에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됐고, 결국 프랜차이즈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던 일상까지도 무너졌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이 평범한 순간들을 그리워하는 나날이 길어지면서 개인의 삶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바뀌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인 만큼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불가결이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랬지만 특히 금융업의 변화 속도는 '초변화' 그 자체다. 금융인으로 살아온 지 30여년을 향해 가고 있지만 지금처럼 시시각각 변화로 넘실대는 순간은 없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충격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후 6개월 동안 금융 변화는 실로 가파르게 진행됐다.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대면 채널이 대체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게 그 출발이었다. 비대면을 매개로 한 금융 서비스는 종류는 물론 방향도 다채로워지는 등 확장돼 갔다.
처음은 직접 가지 않아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언택트였다. 창구에서 가입한 예금이 만기가 되자 금융사에서는 “유선 등을 통해 자동해지, 자동재연장 등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꼭 필요한 외출만 하자는 방역 당국의 지침을 서비스로 시현해 낸 것이다.
집에서 만기가 된 예금을 해지할 권리는 이내 '온택트'로 진화됐다. 언택트 개념에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라는 'ON' 의미를 결합한 온택트다. 금융상품 가입·해지를 넘어 재테크, 상담 등 집에 있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비대면에 담는다.
온고지신 미학은 단순히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바꾸는 것을 넘어 변화로부터 산물을 창출해 내기도 한다.
보험사는 화상을 통해 재무 설계 상담을 진행한다. 원하는 시간에 상담을 신청해서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직접 만난 것처럼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 증권사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관심이 높아지는 해외 주식 투자 등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다.
그야말로 금융소비자 니즈(요구)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를 위한 서비스, 포택트(Fortact)의 등장이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지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하자 맞춤형 상품 등장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쇼핑몰·배달 등 소비가 늘게 된 업종에 대한 캐시백, 청구할인 혜택을 담은 신용카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핀테크발 대출 비대면화도 점점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전용 보증 재원을 마련,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소상공인 대상 대출 상품도 출시됐을 정도다.
이처럼 금융은 비대면을 타고 점점 계좌의 주인에게 친절해지고 있다. 나는 이것을 '포택트'라 명명하고, 손끝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서비스라 정의하고 싶다.
진짜 나에게 금융 주도권을 찾아주는 포택트는 코로나19 시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을 것이다. 그리고 또 코로나19가 종식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닿으면 그 시절에 맞게 변화할 것이다.
그때가 사회 약자에게 좀 더 친절할 수 있고, 온·오프라인 모두 더 높은 수준의 조화와 성장을 이룰 세상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금융인으로서 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시절, 그 변화를 기대한다.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 ceo@finse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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