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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산업 전반에서 배달기사 고용보험 의무화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배달기사를 포함한 플랫폼 노동자 전반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들은 원하는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전통적 시스템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소규모 배달대행 사업자들과 라이더들이 음지로 숨어 처우가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전체 임금의 1.6%를 라이더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의무가입 대상은 65세 미만 라이더 중에서도 전년도 월평균 임금이 70만원인 이상인 경우다. 계약기간 1개월 미만인 근로자는 수입이 70만원 미만이어도 대상이 되며, 기간이 아닌 건 별로 계약하는 라이더도 임금 무관하게 모두 의무 가입 대상이다. 만약 배달 플랫폼 여러개를 동시에 이용하는 라이더라면 각 사업장별로 모두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각 지사는 라이더가 벌어들인 수입 비율에 비례해서 0.8%씩 부담하게 된다.

임금은 총 수익에서 비과세 소득과 경비를 제한 금액으로 책정된다. 신규 종사자 등 임금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월 182만원을 적용할 방침이다. 실업급여는 2년 이상 근무자 중 1년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상이다. 2주 간 실직상태 혹은 1달 간 근무일수가 10일 미만이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실직 사유는 비자발적 이직이나 해고, 또는 이직 전 3개월 임금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에 인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준이 현장 상황과 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용보험 의무를 준수할 계약당사자 대부분이 대형 플랫폼사가 아니라 배달대행 가맹점 개인사업자라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정부에서 이들 모두를 단속할 행정력이 마땅치 않고, 의무를 준수하는 지사만 되레 불이익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라이더들 역시 당장 수입 증대를 위해 고용보험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지사로 이탈할 여지가 있다.

일반적인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라이더 실직을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예컨대, 라이더가 고의적으로 주문 콜을 잡지 않아 소득이 20% 이상 감소하더라도 이를 걸러낼 방안이 실질적으로 없다. 라이더의 실업급여 부당수급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시장 양성화라는 고용보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일반인 '크라우드소싱' 등 배달 인력 근무형태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현장 상황에 맞는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현 상황에서 고용보험 도입은 기사 공급 감소 및 불법지사 이탈로 이어져 기사 품귀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