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 최고 5G, 모두의 기대에 맞추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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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처럼 국가 단위의 품질평가 또한 세계 최초다.

5G 최초 상용화가 한국 이통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의미한다면 세계 최초의 품질평가는 한국 5G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커버리지와 품질을 보여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질을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커버리지와 그에 걸맞은 품질 제공을 의미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해외 5G 평가 결과에서도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의 우위를 보여 주고 있다. 한국 5G를 척도로 다른 나라의 상황을 비교하기도 한다.

세계 최고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우리 국민의 눈높이인 것으로 보인다. 품질평가 이후 많은 기사에서 5G 속도가 롱텀에벌루션(LTE) 대비 애초에 언급된 20배에 못 미치는 3~4배 수준밖에 이르지 못하고, 5G 대신 LTE로 서비스되는 영역이 많아서 소비자 불만이 높다는 내용이 많았다. 이를 보고 2세대부터 이통을 전공하고 5G 주파수 자문위원장 등의 기회로 정부 정책을 가까이서 보아 온 사람 입장에서 한편으로 놀랍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쁘고, 또 다르게는 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것을 동시에 느꼈다.

5G 품질에 불만족이 많다는 점에서 놀랐다. 이번에 발표한 5G 평균속도 700Mbps는 LTE의 3~4배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LTE 때 이미 1인당 평균속도가 유선 1인당 평균속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부분 이통 서비스는 그 이상 속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5G 20Gbps와 LTE 1Gbps를 비교해 20배 속도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값은 가장 좋은 조건 아래의 속도인 피크 데이터 비율로, 평균속도와는 차이가 있다. 또 20Gbps는 아직 서비스되지 않은 28㎓ 대역에서 넓은 대역폭을 사용했을 때의 값이고, 현재와 같이 3.5㎓ 대역의 100㎒ 대역폭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충분한 값이다.

커버리지 면에서 5G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불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특히 실내에는 5G 전파가 잘 도달되지 않아 LTE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5G 주파수가 LTE 대비 높다는 점에서 물리력의 한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 5G에 대한 기대가 크고 동시에 예리하게 평가하고 있고 만만하게 놔두지 않겠구나 싶어 지속 발전이 가능하겠다는 점에서 반가운 한편 경각심을 느낀다. 개인으로는 이번 평가 결과인 전송 속도는 현 시점에서 충분하고, LTE와 연동해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게 5G만으로 전체를 서비스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LTE 도입 시와 비교하면 LTE로의 빠른 전환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또한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이통 한 세대는 통상 10년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3G는 5년 만에 LTE로 전환됐다. 3G 시대에 현재 사용하는 형태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커진 화면을 통한 동영상이나 인터넷 서비스 등이 활성화됐다. 이러한 서비스를 3G가 감당하기 어려워 LTE로 빠르게 전환했고, 그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LTE 대비 차별화 서비스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유사한 서비스를 5G에서 제공하고 있는 등 새로운 기술과 높은 가격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불만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 대상 5G는 세계 최초 상용화 목표 아래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얻고자 한 목표는 신산업을 유도하고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통신 영역이 사람에서 사물로 넓혀지고, 여기서 얻는 데이터(D)를 네트워크(N)로 연결해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해서 4차 산업을 견인하고 신산업을 발굴하겠다는 DNA가 더 중요하다. 5G 전송 속도가 실제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스마트공장과 같은 새로운 커버리지를 필요로 하는 신산업 분야로 우리 시각을 넓히고 힘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서비스를 만족시키는 전송 속도를 더 높이기보다는 현재 속도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서비스와 신산업 개발이 더 중요하고, 5G 커버리지를 넓히기보다 현재와 비슷한 서비스는 LTE와 연동하고 그 대신 5G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찾아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게 우리의 높은 눈높이 및 자질에 대한 5G 구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 ekhong@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