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난 2분기(4∼6월)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동반 감소했다. 자녀 학원비 등 교육, 오락·문화 소비는 줄었고 식료품, 가정용품 지출 등 '집콕' 소비는 크게 늘어났다.
통계청은 20일 이런 내용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527만2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4.8% 늘었다.
소득 유형별로 살펴보면 근로소득(-5.3%), 사업소득(-4.6%), 재산소득(-11.7%)이 동반 감소했다. 이런 '트리플 감소'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월평균 322만원으로 작년 동기(340만원)보다 5.3% 줄었다. 2분기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0만7000명 감소해 근로자 가구 비중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사업소득은 월평균 94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98만7000원)보다 4.6% 줄었다.
재산소득은 월평균 3만4000원으로 작년 동기(3만8000원)보다 11.7% 줄었다. 배당소득, 개인연금소득 감소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전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77만7000원)을 포함한 이전소득(98만5000원)은 작년 동기(54만5000원)보다 무려 80.8% 늘어났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 증가다.
비경상소득은 9만원으로 44.4% 증가했다. 비경상소득은 경조소득이나 퇴직수당, 실비보험을 탄 금액 등을 말한다.
2분기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138만9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5.5% 늘었다. 흑자율은 32.3%로 2.5%포인트(P) 올랐다.
이는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430만1000원, +6.5%)이 소비지출(291만2000원, +2.7%)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해서다.
평균 소비성향은 67.7%로 작년 동기보다 2.5%포인트(P) 하락했다. 100만원을 벌면 67만원을 쓴다는 의미로, 2003년 이후 최저(조사방식 달랐던 2017, 2018년 제외)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1만2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2.7%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료품, 가정용품 등 '집콕'에 따른 소비가 늘었다.
우선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5만4000원으로 전년 동분기보다 20.1% 증가했다.
채소, 육류 등 가격 인상과 최근 소비 증가로 인해 곡물(17.1%), 육류(33.6%), 신선수산동물(29.5%), 채소 및 채소가공품(24.7%) 등에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18만원으로 21.4% 증가했다. 가구 및 조명(36.2%), 가전·가정용 기기(13.5%) 지출이 늘었다.
반면, 교육 지출은 16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4% 줄었다. 자녀 학원비에 쓴 돈은 작년 2분기 20만6000원에서 올 2분기 15만8000원으로 23.4% 줄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17만4000원으로 21.0% 감소했다. 국내·외 단체여행, 공연·극장 등 이용 감소로 단체여행비, 문화서비스 지출이 각각 92.7%, 13.7% 줄어든 영향이다. 음식·숙박 지출도 38만8000원으로 5.0% 줄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