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LK 1.41km 최고…韓 에디슨 뒤이어
충전용 전기요금 인상에 중요성 커져
국산업체, 中보다 시장 경험 짧은 탓
전문가 "보조금으로 기술 향상 유도"
정부 보조금을 받고 국내 판매 중인 대형 전기버스 19종을 분석한 결과 중국산 차량의 전비(전기차 연비)가 국산차보다 대체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비가 전기차의 모든 경쟁력을 보여 주는 건 아니지만 최근 충전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운수업체 입장에선 필수 체크 사항이다. 정부 보조금이 전비 개선 등 기술 향상을 자극하는 쪽으로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본지가 우리나라 정부 보조금 자격을 획득한 대형 전기버스 19개 모델 전비(㎾h당 주행거리)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중국산이 7개, 국산이 3개로 나타났다.
중국 BLK가 제작한 전기버스(배터리 용량 248.6㎾h) 전비가 1.41㎞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국산차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272.2㎾h)가 1.38㎞로 이었고, 3~6위를 중국산이 차지했다. 현대차 최신형 전기버스 '일렉시티'(255.9㎾h)는 1.25㎞로 10위에 올랐다.
19개 모델 가운데 전비가 가장 낮은 차량은 리튬인산철을 장착한 중국 비야디(BYD) 전기버스 'K9DA'(349.9㎾h)로 조사됐다. 전기에너지 10㎾h로 주행할 경우 BLK 전기버스는 14.1㎞를 달리는 반면에 비야디 차량은 9㎞를 주행한다.
전비에 따라 충전요금이 약 20%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지난 7월부터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이 약 15% 오른 가운데 연간 12만㎞를 주행하면 차량당 충전요금은 연간 약 2600만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모델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비용을 아낄 수도, 더 부담할 수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19개 모델의 전비 성능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6개 모델은 정부가 평가한 주행성능 최고 등급에 따라 보조금 1억원을 받는 반면에 4개 모델은 전비가 좋았음에도 오히려 보조금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기버스 구매에 대한 정부 보조금 정책이 주행효율을 반영해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국산 전기버스가 중국산에 비해 전비가 대체로 떨어지는 건 제품의 질이나 시장 경험이 중국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라면서 “정부 보조금을 주행효율에 따라 더 강력하게 차등을 둔다면 제작사 기술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차량은 환경부 보조금 최대 1억원(최소 7000만원)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저상버스 보조금 약 1억원,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 최대 1억원을 합해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올해 정부 전기버스 보급 물량은 650대다.
<[표]국내 보조금 지원 대상 전기버스 전비 상위 10개 모델 현황 *주행거리는 한국환경공단이 평가한 공인 수치.>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