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손이 리모컨이다"...활용분야 넓어지는 제스처 인식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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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으로 운전하는 중에는 졸음운전은 물론,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게 되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자동차 업체들은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전면 유리창에 비춰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나, 다양한 정보를 계기판에 띄워주는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운전 중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등을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특정 손 모양을 취해 여러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제스처 인식 기술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제스처 인식 기술은 적용된 차량이 많지 않다. 기술이 보편화되기 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활용 분야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각광받는 기술 중 하나다.

제스처 인식 기술은 차량 센터페시아나 룸미러 쪽에 위치한 3D 카메라 센서가 손 모양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손 모양이 사전에 정의한 모양에 부합하면 특정 기능을 수행한다. 손 모양뿐만 아니라 손의 움직임 패턴까지 파악해 보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어떤 손 모양을 인식시킬 것이며, 얼마나 많은 명령을 수행하게 할 것인지는 업체마다 다르다.

예를 들면 손바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시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에 표시되는 정보를 클러스터로 가져오거나, 검지손가락을 시계방향으로 회전시켜 음량을 올리고 반시계방향으로 돌려 음량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많아질수록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또 사용자가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 업체들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10개 이상의 복잡한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 있다. 오인식으로 인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해당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오히려 사용 자체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스처 인식 기술은 처음에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돕기 위해 개발됐지만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자가 의자에 편하게 누워 여러 가지 편의 오락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제스처 인식 기술이 원거리에서 특정 기능수행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가상공간 터치 기술도 이러한 제스처 인식 기술의 일환이다. 가상공간 터치기술은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를 터치식으로 눌러 조작할 필요가 없이 운전자의 시선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일직선에 위치하면 작동한다. 차량 내부의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과 손짓을 인식하는 원리다. 박수 소리로 조명을 끄거나,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식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차 탑승자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공간 터치기술로 360도 영상의 시점을 변경하거나, 풍선을 터트리는 게임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차 의자에 몸을 눕혀 손가락을 리모콘처럼 활용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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