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문마다 '창문형 에어컨'이 달려있는 회사.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파세코 본사에 들어서자 사업장 곳곳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보였다.
한 대에 수십만원 하는 창문형 에어컨을 아낌없이 달아둔 건 엄격한 제품 테스트 때문이다. 오랜 시간 에어컨을 가동해도 문제가 없는지, 성능은 변함없는지 보려는 업계 1위 파세코의 고집스런 품질 원칙이 엿보였다.

파세코는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으로 '메가 돌풍'을 일으킨 국내 중소기업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기존에도 있던 제품이다. 하지만 파세코는 과거 제품의 문제였던 소음을 줄이고, 제품력을 끌어올려 '재탄생' 시켰다. 실외기가 필요 없고, 전기 사용량도 적고, 시원하며 설치도 간편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김상우 파세코 상무는 “지난해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이 히트를 치자 자사 특허까지 무단 도용한 미투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창문형 에어컨은 파세코가 유일하고 품질력은 대기업이 뛰어든다 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품질 자신감은 '지독한 제품 테스트'에서 비롯됐다. 이렇게까지 하니 2위와도 엄청난 격차를 가진 업계 1위 제품이 하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 테스트 실험실 안쪽에선 기계로 뿜어내는 뜨거운 바람이, 바깥에선 인공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 가운데 놓인 창문형 에어컨은 꿋꿋이 작동을 멈추지 않았다. 극한 환경에서도 창문형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는 품질 테스트였다. 연구원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성능이 유지되는지 모든 순간 수치로 기록했다. 올해 신제품은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을 일찌감치 획득했지만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었다. 또 다른 실험실에선 0.1데시벨(㏈)이라도 소음을 낮추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창문형 에어컨 생산 라인에서도 제품 인기를 실감했다. 폭우가 이어지는 날에 방문했음에도 장마 뒤 무더위를 대비해 회사에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불량은 받지도, 만들지도, 보내지도 않는다'고 크게 써 붙인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파세코는 올해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창문형 에어컨이 10만대 이상 팔렸다고 했다. 8월 말까지 판매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창문형 에어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사례로도 주목된다. 파세코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기존 컴프레서보다 크기와 소음을 줄이고 효율까지 높인 인터버 컴프레서를 개발했다. 대기업 기술력과 중소기업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내 히트상품이 탄생한 것이다.
파세코는 난로와 에어컨을 동시에 만드는 재밌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74년 8월 신유직물로 창업했다. 당시엔 난로 제조로 유명했다. 회사 창립 당시 처음 지은 빨간 벽돌의 공장 1호도 여전히 안산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회사는 1999년 10월 파세코로 상호를 변경했다. 후세인이 체포될 당시 옆에 있던 게 파세코 난로일 정도로 난로 수출로도 유명한 강소 수출기업이다. 파세코는 삼성, 한샘, GE 등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을 오래했고 자체 브랜드로 김치냉장고, 미니세탁기, 의류관리기, 제습기, 식기세척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꾸준히 인기를 끄는 빌트인 라인업도 늘릴 계획이다.
파세코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파세코는 늘 연구개발에 많은 공을 기울인다”면서 “차별화한 경쟁력과 제품력으로 가전 시장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