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끌 것으로 알려진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며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7월 내 가동한다는 당초 계획이 틀어졌다.
부동산 대책 등 시급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렸다는 분석과 함께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결정할 수준의 안건이 준비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달 12일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설치를 발표하면서 “전략회의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7월 14일)를 마치고 이달(7월) 안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당시 전략회의에 대해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력 확보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가 새로 발족돼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범정부 차원으로 운영되는 전략회의가 비상경제회의처럼 월 1~2회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한국판 뉴딜과 관련한 중요 사안 결정을 신속하고 추진력 있게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국민보고대회는 예정대로 치러졌으나 전략회의는 현재까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7월 중 가동 계획도 무산됐다.
전략회의를 뒷받침하는 당정 협업기구인 '한국판 뉴딜 당정 추진본부'는 지난주 첫 회의를 열었다. 정부 기구인 관계부처 장관회의는 지난 23일, 당 기구인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는 지난 24일 출범했다.
당정이 안건을 사전에 준비하고 대통령이 주재한 자리에서 결정·발표했던 비상경제회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전략회의는 7월 마지막 주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 주재(27일), 경사노위 노사정 협약식(28일), 국정원장 등 임명장 수여(29일), 생활방역 연계 문화일정(30일), 통상일정(31일)으로 7월 마지막 주를 보냈다.
민주당과 정부는 이와 관련 “청와대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역시 7월 중 전략회의 가동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 전략회의 개최 준비는 잘 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주재 전략회의는 8월 초 여름휴가 성수기를 지난 뒤에야 가동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K-뉴딜위원회에 참여 중인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만큼 전략회의 개최를 신중하게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한 민간창업 촉진, 경기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의 기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가 발생하며 급하게 방향을 설정했다면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정책 결정이)더 늦어져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끔 빠른 시일 내 변곡점을 만들어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