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 신경세포 간 정확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경세포간 소통은 시냅스라는 세포 간 연접 부위에서 일어나는데 시냅스 결함이나 손상이 알츠하이머, 파킨슨, 자폐증, 조현병, 우울증 등 다양한 뇌 질환 발병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계주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장(책임연구원)은 “뇌에 존재하는 천억 개 신경세포가 만든 백조 개의 시냅스는 학습을 통해 강화되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해 감소하는 등 일생을 통해 형성과 소실의 균형을 맞추며 조화롭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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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도움이 되는 뇌연구를 수행중인 이계주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장>

그는 대학원 시절 운동학습을 시킨 마우스 뇌에서 시냅스 수가 증가한 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뇌 과학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뇌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 그룹장은 고려대에서 학·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조지타운의대에서 7년간 근무했다. 2013년 말 한국뇌연구원에 합류, 연구부장을 거쳐 현재 연구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30여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며 뇌 연구자로서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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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지난 4월 인류의 오랜 숙원인 '기억은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되는가'에 대한 연구로 신경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 생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파셉 저널(FASEB Journal)'에 게재된 연구성과는 기억의 생성·유지 과정에 관한 새로운 분자기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기훈 고려대 교수, 최세영 서울대 교수와 협력해 지적장애와 뇌전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의 뇌 기능을 규명했다. 임상 신경학 분야 상위 5% 이내의 국제저명학술지인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유전자 변이로 초래되는 지적장애와 뇌전증 증상의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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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룹장은 “최근 뇌 연구성과들은 하나의 연구실에서 생산되기보다는 특화된 전문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다수 연구실과의 협업을 통해 창출되는 것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결국 뇌 세포의 소통기능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의 신뢰와 소통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머리카락 두께 백분의 일 정도로 미세한 신경회로의 복잡한 연결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특별한 전자현미경을 활용한다. 현재 개발된 현미경 중 해상력이 가장 우수해 나노미터(㎚)까지 구분 가능하며 일반 광학현미경보다 천 배 정도 정확한 영상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개발된 3차원 전자현미경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신경회로 지도작성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그 외 실시간 공초점현미경, 분자세포생물학, 생화학, 행동분석 등 다양한 실험기법을 활용해 인지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 작동기전을 밝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그룹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한 다양한 뇌질환 극복을 위해 기초 및 중개 연구를 강화하고, 뇌 기능의 종합적 이해를 위한 뇌지도 구축을 추진 중”이라면서 “향후 뇌 신경회로 작동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세밀한 구조와 분자기전 연구로 각종 뇌질환에서 나타나는 행동 증상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