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지주회사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가 가능해지면서 당장 혜택을 볼 수 있는 대기업집단은 SK, LG, 롯데, 한화, GS 등 28개 그룹이다. 그간 금산분리에 따른 강력한 규제로 기존에 보유하던 벤처캐피털(VC)을 매각한 SK, 해외법인 형태로 CVC를 보유하고 있는 LG 등 대기업집단도 국내에서 벤처투자를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 64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일반지주회사가 있는 집단은 총 28개다. 이들 가운데 롯데, CJ, 코오롱, IMM인베스트먼트 등 4개 집단은 지주체계 바깥 계열사로 이미 CVC를 보유하고 있다. CVC를 보유한 기업의 지주체계 내 편입 뿐 아니라 나머지 24개 집단의 신규 CVC 설립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대기업집단이 아닌 중견기업 등에게도 CVC 보유가 허용되는 만큼 더 많은 CVC 설립이 예상된다.

이미 여러 대기업집단이 신규 CVC 설립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SK는 일반지주회사 체제인 SK디스커버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20년간 보유했던 VC인 인터베스트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현재 SK는 해외계열사 100% 출자 방식으로 미국에 CVC를 운영하고 있다. LG 역시도 해외법인 형태로 CVC를 보유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해외법인 형태로 CVC를 보유한 대기업 집단을 시작으로 다양한 대기업이 이번 규제완화를 계기로 국내 시장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아산나눔재단에 자금을 출연해 창업·벤처생태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은 2014년부터 다양한 창업관련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창업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벤처펀드 출자 등을 통해 바이오·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이달 지주체제 바깥으로 CVC를 설립해 첫 투자를 개시했다. GS도 다양한 벤처펀드에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벤처업계는 즉각 환영의사를 밝혔다. 벤처기업협회 등 혁신·스타트업 관련 단체로 구성된 혁신단체협의회에서는 “대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은 대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협력과 성장기반을 조성함으로써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벤처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외부자금 조달 허용으로 인해 출자자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출자 방식으로 벤처투자시장에 참여했던 대기업이 VC를 직접 설립하는 것은 물론 외부자금까지 출자받아 펀드를 결성할 수 있게 된 만큼 출자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모태펀드 등 앵커출자자로부터의 출자는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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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