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길을 여는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과도하거나 불투명한 규제, 급박한 시행일 등으로 수출에 애로를 겪는 기업들을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EU는 내년 3월 TV,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제품 설계 시 친환경성을 고려해야 하는 '전자디스플레이 에코디자인 규제'를 시행한다. 국내 한 수출기업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해당 규제에 관한 애로를 제기했다. 난연제와 중금속 함량표기, 신기술 적용제품 대상 등 요건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EU측 질의처에 공식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작년 3·6·11월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에서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EU는 이후 초고화질(UHD) 이상 제품과 마이크로 LED 제품 규제 시행을 연기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규제에 선제 대응, 원활한 수출 준비를 이끌어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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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에서는 에너지효율 규제 적용 예외를 이끌어냈다. 캐나다는 작년 수입 TV에 자국 천연자원부(NRC) 에너지효율법에 따른 인증과 라벨 부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대형 UHD TV에 적용하기 어려운 소비전력 요건을 요구하면서 업계 애로가 발생했다.

정부는 캐나다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 4K 해상도 초과 UHD 대형 TV에 대한 과도한 소비전력기준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캐나다는 해당 규제 최종안에 우리 측 요청을 반영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불투명한 규제에 따른 우리 기업 애로를 해소했다. UAE는 작년 8월부터 TV 에너지효율 라벨링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TV기기에 포함되는 제품에 에너지효율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수출 준비를 위한 규제 시행일과 통관일, 시장 판매일 등 기준이 불명확했다.

정부는 UAE에 규제 시행일을 비롯해 규제 대상 범위, 제조사 시험성적서 인정 여부, 라벨 도안 등을 요청해 수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받았다. 모호한 규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해 수출 장애 요인을 제거한 셈이다.

파나마 산업표준기술부(DGNTI)는 2019년 6월 에어컨 에너지효율 인증 취득 및 라벨 부착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를 규제 시행 3개월 전에 발표하면서 업계 혼란이 발생했다. 제품 시험소를 별도 지정하지 않아 규제 준수가 불가능한 데다 시행일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시험소 지정과 함께 시행일을 최소 6개월 유예할 것을 요청, 이를 성사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자국민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도입하면서 TBT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정부 TBT 대응 체계를 적극 활용해 수출 실적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