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국책과제로 3년간 연구개발
초임계 상태 액화 이산화탄소 활용
웨이퍼 '습식' 세정 과정 생략 목표
부식·변형 위험 없애 수율 향상 도모
토종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가 차세대 초임계 세정장비 개발을 시작한다. 습식 세정 이후 웨이퍼 건조를 위해 활용된 초임계 세정 장비를 업그레이드한다. 모든 세정 과정을 건식으로만 할 수 있도록 기기를 설계해 기존 장비와 차별화할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스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 과제로 초임계 세정장비 개발을 올해부터 3년간 수행한다.
세정 공정은 반도체 제조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반도체 공정 중 동그란 웨이퍼에 회로를 깎아내면서 생긴 불필요한 찌꺼기를 씻어내는 작업이다. 다양한 액체를 이용한 습식 세정 뒤, 세정에 사용했던 액체를 걷어내고 말리는 건식 세정이 이뤄진다.
초임계 세정장비는 건식 세정에서 사용된다. 초고압·초고온에서 액체도, 기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에서 웨이퍼를 건식 세정하는 기기다.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이라는 물질로 습식 세정에 사용된 물질을 걷어낸 뒤, 초임계 상태의 액화 이산화탄소로 IPA를 빼내는 고도의 기술이 활용된다.
테스는 이번 과제를 통해 기존 초임계 장비와는 다른 시도를 한다. 기존에 있었던 습식·건식 과정을 하나의 '건식' 세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초임계 세정 장비 활용도와 역할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웨이퍼 세정에서 습식 공정을 생략하면 수율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초미세화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금속이나 물질을 칩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 액체를 사용해 세정하게 되면, 새롭게 도입한 금속에서 부식이나 변형이 일어날 확률이 커진다. 최근 칩 제조 회사가 습식보다 건식 세정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스 장비 수요 기업인 국내 대기업의 세정장비 공급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초임계 건식 세정 장비를 가장 먼저 개발한 곳은 세메스다. 이 외에 국내 일부 업체가 외산을 대체할 장비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테스트 단계다.
테스가 이 장비 개발에 성공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한다면, 외산 장비에 의존했던 분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도입해 국산화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테스의 미래 사업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테스는 반도체 제조 과정 중 박막을 만드는 증착 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이 장비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테스 주력 장비보다 5배 이상 높은 가격이 될 것으로 기대돼, 향후 테스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태성 성균관대 교수는 “기존 장비 국산화뿐 아니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기술로, 반도체 세정 업계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