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연장 실마리 찾았다

생명공학연구원, 새로운 노화 조절 해법 발견
예쁜꼬마선충에 HNA 제거한 장내미생물 투여
수명 10~20% 연장…노인성 질병 치료 기대

우리 연구진이 노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체내 미생물 대부분을 이루는 '장내미생물'에 주목해 노화 연구의 또 다른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권은수 노화제어전문연구단 박사팀이 예쁜꼬마선충과 대장균을 이용해 장내미생물이 조절하는 새로운 노화 기전(현상)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의 선형동물로 노화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에 쓰인다. 대장균은 가장 잘 알려진 장내미생물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활용해 장내미생물이 숙주인 예쁜꼬마선충의 노화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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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S 장내미생물이 숙주의 수명을 약 20% 증가시킨 것 등을 나타낸 그래프. 이 수명증가에는 숙주의 DAF-16 전사조절인자가 필수적이다.

변화를 가한 대장균을 예쁜꼬마선충이 먹게 한 결과 수명이 10~20% 연장된 것을 발견했다. 섭취 대장균은 HNS를 제거한 것이다. HNS는 DNA 구조를 변형시키는 단백질이다. 대장균 유전자의 5%가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이는 대장균 내 유해성 대사물질(MG)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MG는 활성산소처럼 생체내 단백질, 유전물질 등의 변형을 초래해 파킨슨병, 당뇨병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숙주의 세포신호전달인자 경로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MG 감소로 세포의 증식·이동, 골격 리모델링을 조절하는 'TORC2' 기전이 억제되면서 DAF-16 전사인자가 활성화되고 수명이 증가했다. DAF-16 전사인자는 수명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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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대사물인 MG에 의해 숙주 전사조절인자 활성이 조절돼 수명을 증가하는 모식도.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장내미생물·숙주 노화 연구모델을 제시했고, 장내미생물의 새로운 역할과 기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인성 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실마리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은수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장내미생물에 특이 조절되는 새로운 노화조절 경로를 발견한 것”이라며 “MG를 낮추는 것이 노인성 질병인 당뇨나 신경질환 등 관련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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