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동남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의 소프트웨어 자산을 인수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공식적으로 자산 인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쿠팡은 이미 훅의 자산 취득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훅은 소니픽쳐텔레비전과 워너브라더스엔터테인먼트, 싱가포르텔레커뮤니케이션스가 합작해 2015년 설립한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다. 주로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넷플릭스 등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OTT)와의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다 지난 3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4월부터 동남아 지역에서 서비스도 중단했다.
쿠팡 관계자는 “싱가포르 훅 인수나 루머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 확인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훅의 자산을 인수한 구체적인 배경은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아마존으로 여겨지는 쿠팡이 미국의 거대 기업인 아마존을 거울삼아 음식 배달과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대형 인터넷 업체인 텐센트는 최근 말레이시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이플릭스(IFLIX) 자산을 인수했고, 동남아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인 고젝도 동영상 서비스 사업을 위해 골든게이트벤처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국내에서선 네이버가 쇼핑과 음악,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유료 멤버십을 출시했고, 카카오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보강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각에선 적자 기업인 쿠팡이 인수합병으로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720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조1279억원이던 전년보다 4000억원 이상 줄였으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누적 적자가 3조7210억원에 이른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