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폐열도 다시 쓴다'...겨울철 주행성능 높인 전기차용 '히트펌프'

겨울철에도 전기차의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유지하는데 유용한 히트펌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장치는 전기차 배터리의 최적화된 성능을 위해 안정적인 온도 제어뿐 아니라, 최근에는 남는 폐열로 난방 기능까지 지원하는 기술이 나왔다. 다만 히트펌프는 약 100만원 수준의 부품 장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고, 히터 작동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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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히트펌프 시스템.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최근 노르웨이 자동차 연맹(NAF)이 20여개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겨울철 전기차의 주행 및 충전 성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NAF는 코나 전기차의 히트펌트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전기차에 히트펌프가 적용된 건 2012년 닛산 '리프(Leaf)'가 처음으로 현대차는 2014년 히트펌프를 첫 적용이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최상급 효율의 히트펌프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차량 내부에서 발생하는 폐열까지 재사용하면서 가장 앞선 효율을 자랑한다.

히트펌프는 전기차에 불리한 난방 효율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로 에어컨 원리와 비슷하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많은 열에너지를 실내 난방에 활용하지만, 전기차는 히터를 켜기 위해 별도의 전기에너지인 이차전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때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난방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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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F에 따르면 히트펌프가 적용된 현대차의 전기차는 겨울철(-7도) 주행 시 주행 범위가 90%를 유지한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동일한 조건에서 전기 구동 범위가 18~43%나 감소했다. 겨울철에는 히터를 켜면 주행 범위가 30~40퍼센트 감소하는 건 매우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겨울철 줄어드는 주행 범위가 19%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현대차는 단순히 기존의 히트펌프 기술을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열 회수 방식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확보했다.

현대차 히트펌프 시스템은 전기모터·온보드차저(OBC)·통합전력제어장치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원리다. 차가워진 냉매를 다시 데우는 과정에서 이 폐열을 활용한 형태다. 결국 히트펌프의 에너지구동 효율도 높이고, 배터리도 식힐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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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환경부)

하지만 실내 난방에 필요한 열 온도는 약 40도이므로 바로 사용할 수 없고 온기를 느끼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여기에 고효율 히트펌프의 가격은 100만원 안팎이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에어컨이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배출했다면 히트펌프는 그 열을 히터로 활용하는 것으로 냉매가 압축·응축·팽창·증발하며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과 저온을 각각 활용해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구동하는 기술이다”며 “냉매 압축기가 가동하면서 1㎾의 열을 만들고, 냉매가 순환하면서 외부의 열을 1.5㎾ 얻기 때문에 총 2.5㎾의 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에 히트펌프를 옵션이나 기본으로 장착하는 전기차 제작사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닛산, 테슬라(모델Y) 등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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