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포항이 이차전지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포항블루밸리산단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1년 만에 배터리 관련 기업 투자가 쇄도하고 있다.
6일 포항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항 영일만 4차산업단지와 포항블루밸리산단에 지난 1년동안 1조3000억원 기업투자를 이끌어내 포항이 이차전지 클러스터로 재편되고 있다.
포항시는 배터리 관련 기업입주를 기반으로 포항블루밸리산단에 배터리 종합관리센터를 건립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 포항을 배터리 산업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굵직한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포스코케미칼이 지난 2일 이차전지 음극제 제조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23년까지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 내 7만8535㎡ 부지에 2177억원을 투자해 연간 이차전지 인조흑연 음극재 1만6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영일만 4차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양극재용 수산화리튬 제조공장을 짓기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730억원을 들여 영일만 4차산업단지 내 2만5860㎡ 부지에 수산화리튬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에코프로씨엔지도 영일만 4차산업단지에 내년까지 12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재활용공장을 건립한다. 이차전지관련 글로벌 기업 에코프로와 계열사가 지난 2018년 이후 포항에 이차전지 관련 투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GS건설이 영일만 4차산업단지 내 3만6000평 부지에 1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기로 하는 투자협약식을 맺었다. GS건설은 전기차 분야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곳에 배터리 리사이클 제조시설을 구축해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서기로 했다.
대규모 기업 투자는 중소 배터리 기업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포항블루밸리산단에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 7곳이 투자를 확정했다. 신화테크와 해동엔지니어링 등 7개 기업은 16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업투자는 철강 일변도 포항의 산업생태계를 이차전지 기반 미래신산업으로 다변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포항시는 기업 투자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내 이차전지 소재·부품 관련 연구개발(R&D), 인력 양성을 전담할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안에 들어설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 건립비는 107억원이며,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LH로부터 블루밸리 국가산단내 부지를 16억원에 매입했다.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는 반납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고안전 분리 및 해체기술개발, 팩·모듈의 성능, 안전성 시험평가 기반을 구축하고, 배터리 성능을 진단해 재활용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하는 등 규제특례 실증에 나선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산업의 쌀이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배터리가 산업의 쌀”이라면서 “배터리 기업을 적극 유치해 포항을 최고의 배터리 산업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