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절반이 지났다. 상반기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인과 기업 모두 힘겨운 시기였다. 그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기온이 올라가면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발 빠른 대응과 국민 협력으로 감염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세계 각국에 모범 사례로 한국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상반기에 현장에서 기업 관계자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버티기'다. 정보기술(IT)업계는 그나마 코로나19 여파가 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이를 지원하는 IT 도입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원격 근무, 원격 의료, 원격 교육 등 대부분의 비대면 서비스는 IT 없이 실행하기가 어렵다. 이 덕분에 몇몇 기업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린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버티기 중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 지출은 줄어들거나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른다고 한다. 그러나 대기업마저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란 어렵다. 결국 내수에 매몰된 IT업계는 버티기 장기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얼어붙은 민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디지털 뉴딜은 하반기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예산 통과와 함께 곧바로 프로젝트가 진행돼야 한다. 적시에 예산을 집행해야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단순·단기 일자리 창출은 산업계와 취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 기업과 개인이 상황을 더 버텨 낼 중장기 지원을 펼쳐야 한다.
한 중소기업 사장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하반기엔 나아지겠죠?”라고 전한 말이 귓가를 맴돈다. 디지털 뉴딜이 하반기에는 업계에 버틸 힘이 되는 정책이길 기대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