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위치한 A전문대학은 올 2학기 외국인 유학생 대상 신입생 지원자 수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지원서는 고작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A전문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국인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소재 B대학은 올해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때마다 열어 온 어학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했다. 한국문화 체험, 한국어 배우기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 수천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만 수십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학교 측의 수익 감소 여파가 크다. 대학 부설 어학원생 수까지 급격히 줄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 깊다.
코로나19로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등록금 동결로 인해 대학 재원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이 많아 재정 위기를 겪는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150여개 일반 대학 대상으로 학교 수익과 지출 평균을 잠정 조사한 결과 외국인 유학생 3분의 1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가 확산세를 유지하면서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대학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한 외국인 신입생 유치 활동도 올해는 불가능했다. 대교협은 특히 지방 대학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에 위치한 주요 대학은 나름대로 버틸 수 있는 재원이 있지만 대다수 지방 대학은 재정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황홍규 대교협 사무총장은 “대부분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상당수 지방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감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식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장은 “지방 대학 어학원생과 유학생 감소로 인해 유학생 담당 교직원·교수진의 고용 안정성 또한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미 많은 대학이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대학 재정 위기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속에 재원 마련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비중을 높여 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은 18만131명으로 2018년에 비해 12.1% 증가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한국 유학'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면서 “교육부나 법무부가 나서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난에 따른 대학의 어려움을 선제 파악해서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