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세계 최초로 광통신장비에 적용
양자컴으로도 암호 푸는 데 수십억년 걸려
별도 기기 없이 SW 만으로 구현 가능 장점
휴대폰부터 소형 IoT까지 비약적 보안 상승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양자내성암호와 양자암호통신 개념도 양자컴퓨터 시대가 임박했다. 미국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양자컴퓨터가 2000~5000대 보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자컴퓨터 파급력은 빠른 연산속도에서 비롯된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로 구성된 비트(bit)로 데이터를 표현하고 연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적으로 0과 1을 공존시킬 수 있는 '큐비트(Quantum bit)'로 연산한다.
N큐비트 양자컴퓨터는 2^N(2의 N승) 경우의 수를 연산할 수 있어 일반 컴퓨터에 비해 연산속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6큐비트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가 6만5536(2^16(2의 16승)회를 연산해야 할 계산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의 획기적 연산 속도가 해킹에 활용될 경우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993년 피터 쇼어(Peter Shor)는 양자컴퓨터의 양자 알고리즘을 이용해 현재 쓰이는 공개키 방식의 'RSA 암호체계'를 매우 빠르게 풀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양자 컴퓨터 시대에 직면하게 될 보안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양자 보안기술은 필수다.
◇양자암호통신 vs 양자내성암호
현재 주목받는 암호기술은 양자암호통신(QKD, Quantum Key Distribution, 양자키분배)과 양자내성암호(PQC, PostQuantumCryptography)기술이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 물리특성으로 암호키를 교환하는 기술로, 암호키 교환영역에서 확실한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별도의 양자키분배장치와 안정적 양자키분배채널이 필수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양자컴퓨터로도 풀어내는 데 수십억 년이 걸리는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해 암호키 교환, 데이터 암·복호화, 무결성 인증 등 보안 주요 핵심 요소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별도 장비 없이 SW만으로 구현 가능해 휴대폰에서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은 중국이 서두르고 있다. 2018년 중국과학기술대는 위성을 통해 7600km 떨어진 거리에서 사진 파일을 양자암호키를 이용해 암호화 전송하는 데 성공하며 원거리통신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주도로 IBM·아마존·구글·MS 등 글로벌 기업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IT기업과 보안연구소 연합으로 이루어진 OPEN QUANTUM SAFE 프로젝트와 같은 보안기술 생태계를 통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세계 최초 양자내성암호 적용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세계 최초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광통신전송장비에 적용했다. 기업 등 고객전용망에 활용되는 광전송장비(ROADM)에 적용,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보안성을 갖추게 됐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유·무선 양자내성암호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 양자컴퓨터로도 뚫지 못하는 암호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했다.
LG유플러스가 적용한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서울대·크립토랩과 개발한 순수 국내 기술로, 산·학·연 협력의 결과물이다. 이 뿐만 아니라 차세대 표준 암호를 국산화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지속 연구개발로 5G 서비스와 유·무선 가입자 서비스에도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 양자내성암호 기술 지원 필요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통신망 보안 수준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보안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미래기술이다. 연구개발(R&D)과 실증사업 등 전폭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제21대 국회 주요 입법 정책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양자컴퓨터 기술은 미국에 비해 3년, 양자통신 기술 수준은 2년, 양자 소자·부품·센서는 2.7년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26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중 최대 격차다.
지난해 정부가 5년간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기술과 양자 알고리즘, 소프트웨어에 총 44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지만, 주요국 투자에 비해서는 절대적 규모가 미흡한 실정이다.
20대 국회에서 민간사업자가 정보보호가 중요한 분야에서 양자응용기술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우 필요 비용을 지원하는 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다.
5G 시대에 폭넓게 쓰일,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양자내성암호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과 이해가 절실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