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자체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승천한 유니콘, 이른바 '엑싯콘'을 만드는 것이 정책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기업공개(IPO) 일변도의 회수 시장을 다변화해 엑싯콘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유 자금을 많이 보유한 대기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22일 열린 '경제 활력과 혁신·벤처 생태계 발전' 토론회에서 민간자본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CVC 도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엔젤 도입부터 사내 인큐베이팅 등 보다 폭 넓은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CVC 도입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도입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대기업이 별도로 CVC 회사를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펀드 출자자가 되어 투자하는 방식, 회사 내부에서 직접 투자하는 방식 등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논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는 기존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CVC가 투자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흔히 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의 경우 전략 목적 투자를 수행하는 CVC 또는 대형 사모펀드가 아닌 경우 뚜렷한 자금 조달 원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현재 CVC 도입을 위한 논의는 단순히 작은 규모의 일반지주회사를 허용하느냐 여부에만 관점이 놓여있다”면서 “CVC 도입을 비롯해 성공한 창업자의 회수를 독려하고 비즈니스 엔젤을 육성하는 등 민간자본의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정책 역량을 단순히 유니콘 육성이 아니라 엑싯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엑싯콘은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에 성공한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유 교수는 “비상장 기업은 얼마든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책 목표 자체가 유니콘에 맞춰져서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성공한 유니콘, 승천한 유니콘인 엑싯콘을 어서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민간자본의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엔젤 양성과 유니콘 기업의 유망 비즈니스 발굴 등 추가 활성화 방안 역시 제안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