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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가 최근 서울 한 중학교에서 원격수업에 출석한 학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3개월 동안 진행한 원격수업을 바탕으로 개선방향을 내놓았다. △디지털인프라 △교수학습혁신 △대학원격교육활성화 △디지털역량강화 △교육격차 해소 등 5가지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과제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국판 디지털 뉴딜 프로젝트 역시 중장기 발전 방안에 기반해 추진된다. 교육 서비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면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통합플랫폼 개발 작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예산과 규제,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합의 등 원격수업 중장기 정책추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단기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 미래교육으로 가는 중장기적으로 원격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려되어야 할 사항에 대해 짚는다. 원격교육 발전을 위한 5가지 단기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중장기 과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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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프라

3차 추경안에는 모든 초중고에 디지털 기반 교육인프라 조성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3차 추경이 통과되면 당장 연내에 모든 초중고 교실에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노후화된 노트북 20만대를 교체한다. 4월 온라인 개학이후 학교의 열악한 디지털 인프라가 원격수업의 지탄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은 학생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법임에도 불안정한 인프라 때문에 포기한 교사들이 많았다. 원격수업이 EBS 강의 재생일 뿐이라는 지적도 이러한 환경에서 나왔다.

하지만,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구축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교실에 구축하면 개선은 될 수 있으나 한계가 있다. 학내망은 유선과 무선이 분리된 독특한 구조다. 구축사업도 각각, 관리도 제각각이다. 학교에 전산을 아는 교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이를 관리할 툴은 없다.

와이파이만 구축해서는 원격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중장기적으로 원격수업과 이를 기반한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디지털·통신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관리돼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해 학내망 개선 사업을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의체를 꾸려 협의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반 학내망 개선 시범사업도 벌였으나, 예산문제로 지지부진하다. 유선 인프라는 석면공사와 맞물려 추진일정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연내 와이파이 구축이 시급하다고 해도 장기적인 교육환경을 위해서는 유무선을 모두 점검하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원격 관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교수학습 혁신

“담임교사가 모든 과목을 다 가르치는 등교수업과 전담 교사가 과목을 맡는 원격수업을 병행하다보니 혼선이 발생합니다.”

한 초등 교사의 말이다. 초등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모든 교사가 모든 과목을 다 가르치기 힘들어 과목을 나눠 콘텐츠를 만든 곳이 많다. 감염병 상황에서 급하게 원격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일어난 문제다. 원격수업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특성에 맞추기보다 초중고 원격수업이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원격수업이 일상화된다면 교수학습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은 현재 감염병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대안이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래교육을 위해 오히려 융합하는 형태의 수업을 권장한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원격+등교 병행이 아니라 학생의 사고력과 자발성을 중심으로 한 병행학습이 진행돼야 한다.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전에는 수업을 인터넷으로만 옮겨 놓는 것이라고 여기기도 했으나,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했다.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시도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활용할 길도 열려 있어야 한다. EBS나 e학습터 콘텐츠 외에 민간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작업 상황을 공유해서 제작할 수 있는 IT툴을 활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프로젝트형 수업의 성과를 가르듯이 도구, 콘텐츠는 교수학습법 혁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 원격교육 활성화

3월부터 원격수업을 진행한 대학은 그동안의 노하우에 따라서 수업의 질이 확연히 드러났다. 수업 만족도가 높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제적으로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원격수업을 계기로 해외 유명 교수와의 수업을 마련하는 등 원격수업의 차별화를 꾀하는 대학이나 교수들은 더욱 두드러졌다. MOOC 등 인터넷강좌를 열어본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은 수준 차이가 벌어졌다. LMS조차 없는 대학도 많다.

초기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최근 등록금 반환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대학은 원격수업 관리와 투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원격수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해야 대학을 직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

1차 추경에서는 대학 개별 예산은 모두 깎이고 공동 학습관리시스템(LMS) 예산만 받아들여졌다. 3차 추경에서는 권역별로 미래교육센터와 원격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보다 특화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모든 우수 직업훈련기관의 LMS까지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대학 스스로가 기획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상향식(Bottom-up) 형태의 사업도 추진해 볼 만하다.

◇디지털 역량 강화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교사들의 태도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수학습법은 교사의 영역으로 인식돼 누구도 강제하기 어려웠다. 학생 평가와 관련해서는 각종 지침이 쏟아지지만, 어떻게 가르치느냐, 교사가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달랐다.

처음 접해보는 원격수업을 하기 위해 나이든 교사가 어린 교사에게 묻고 연수를 받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교사간 노하우 공유,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으며 이것이 원격수업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햐지만 이는 감염병 상황을 극복하는 데 그쳤다. 위기 속에서는 응급처치가 힘을 발휘했지만 미래교육 전환을 위해서는 다소 부족하다. 전문 교육기관과 연수가 필요하다. 교육부와 KERIS는 차세대 통합교원연수시스템에 원격수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 구축할 계획이다. 시스템으로 긴급한 내용의 연수는 가능해졌지만,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교대와 사범대의 커리큘럼이 바뀌어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사회 중심으로 등장하면서 교대와 사범대에서도 AI 커리큘럼을 반영한다. 이처럼 원격수업을 위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원 양성 시점부터 연수에 이르는 전 과정이 보완돼야 한다.

◇교육격차 해소.

교육부가 원격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였던 부분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외되던 계층이 더욱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급식에 의존한 취약계층 아이는 끼니까지 걸러야 할 상황이 됐다.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급식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챙겼지만, 사각지대는 발생했다. 원격수업은 학생이 이해할 때까지 재차 설명하고 기다려주기 힘들어 다문화가정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졌다. 장애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도 부족하다. 수어 통역이 있는 교육용 콘텐츠도 많지 않다.

장애학생과 다문화 학생을 위한 교육용콘텐츠 확대와 개발이 시급하다. 감염병 상황을 넘어서도 소외학생도 미래교육에 익숙해 질 수 있는 인프라와 디지털기기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러한 방향으로 교육서비스를 강화하고 개발한다면 이를 위한 에듀테크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분야 의견도 적극적으로 듣고 발전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