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글로벌 테크 콘퍼런스에 가서 피칭을 하려고 합니다. 와디즈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선진화된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됐다고 확신합니다.”
16일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최근 연이어 도입 중인 서포터(투자자) 보호 정책과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와디즈는 지난해 말부터 '펀딩금 반환 정책'과 '메이커 신뢰지수' 등 글로벌 업계에서도 전례 없는 파격적 제도를 선보였다. 이에 더해 서포터가 와디즈 정책과 프로젝트 개선에 직접 참여하는 '배심원단' 제도 부활도 준비하고 있다. 와디즈에 대해 비판을 집중하는 유튜버들 역시 간담회에 초대해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현재 와디즈가 처한 문제는 크게 프로젝트 상품의 지연 및 하자 관리, 논란 기업의 필터링과 전후 처리다. 이는 크라우드펀딩이 유통과 금융 사이 애매한 경계에 걸친 신사업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통상 투자는 투자자가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 대중화되면서 플랫폼 책임을 강조하는 기류도 생겨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통 상품에 대해 e커머스 사업자 수준 책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문제 상품에 대한 '환불' 문제가 대표적이다. 크라우드펀딩 투자는 쇼핑이 아니기 때문에 환불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회원 약관과 투자 과정에서 이 부분을 여러 차례 명시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인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노 리펀드' 정책을 고수한다.
신혜성 대표는 “와디즈에서 문제 프로젝트 비율은 전체 1% 이하, 1금융권 보다 더 낮은 부실률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냈다”며 “그러나 국내 환경〃문화 특수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글로벌 기준과 별개로 우리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응 프로젝트 중 하나는 오프라인 접점인 '공간 와디즈'다. 환불 문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2월부터 테스크포스를 조직해 올해 4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제품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도입한 메이커 신뢰지수는 서포터가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평판 및 소통 등 각종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이다.
일각에서 와디즈가 수수료 매출 확보를 위해 제대로 검수 및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와디즈는 신고부터 각 펀딩 업체의 대응 및 회신 내용을 전부 공개하기 시작했다. 다만 지재권 침해 증빙이 이뤄지지 않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도 원칙이다. 대다수 신고자들은 지재권 침해 당사자가 아닌 탓에 특허권 등 권리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 제품에 대한 검증은 이뤄져야 하지만 명확한 기준과 일관성을 통해 플랫폼이 운영돼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원칙이다.
신 대표는 “만약 대기업 제품만 펀딩을 진행한다면 와디즈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거의 없겠지만, 우리마저 작은 창업기업들 입성을 무조건 막는다면 시장이 존재할 수 없다”며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도 같다. 이 시장은 짊어져야 할 책임은 크지만 수익화가 쉽지 않아 진정성 없이는 하기 어려운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판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자'가 경영철학이다”며 “회피하고 해명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만족하는 서비스 구축에 집중하고 이를 눈높이에 맞게 정확하게 전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