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다음 달 6일부터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순차 종료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2G는 약 2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96년 우리나라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으로 세계에서 최초 상용화한 2G는 이통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기간통신사업 일부(2G) 폐지 신청에 대해 이용자 보호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
과기정통부는 1996년부터 25년 동안 운영해 오면서 망 노후화와 장비 수리·이중화 불가 문제 등으로 2G망 유지보다 폐지가 이용자 보호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차질 없는 이용자 보호 조치 이행과 더불어 2G망 유지에 투입된 비용을 신규 투자로 전환하고, 800㎒ 대역의 황금주파수와 01×번호 등 자원을 재배치해 5G 시대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SK텔레콤 2G 가입자는 6월 기준 38만4000명으로, 전체 가입자 가운데 1.2%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이용자 보호 조치에 따라 2G 가입자의 3G 이상 전환 시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10종의 무료 단말과 요금 할인을 제공하도록 했다. 3G, 롱텀에벌루션(LTE)에서도 기존 2G 요금제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3G 이상으로의 전환 이후에도 기존 01×(011·017) 번호를 사용하려는 이용자에게는 2020년 6월까지 착신 전환을 통해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도 △광역시 △수도권 △서울 등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부터 2G를 순차 종료한다. 최소 20일 전에 이용자 고지 등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1개월이 소요, 8월에는 2G 종료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2G 종료로 25년 전에 구축된 음성 위주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물론 800㎒ 대역 황금 주파수, 01× 번호 등 자원을 5G로 전환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SK텔레콤은 “CDMA 신화 주역인 2G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T모바일은 600㎒ 대역으로 5G망을 구축, 커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우리나라도 효율적인 주파수 재배치 계획과 번호 정책 수립을 통해 2G 자원을 5G로 효과적으로 전환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KT에 이어 SK텔레콤이 2G를 종료하면 LG유플러스만 2G를 유지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애초 계획대로 2G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SK텔레콤 2G 종료 승인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조치와 서비스 유지 가능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적용된 만큼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과기정통부는 유사한 기간통신사업 폐지 승인 심사 과정에서 기업이 시장 변화나 투자 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사업 폐지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해 네트워크 환경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