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대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회사 제품 적용 농가를 올해 안에 1만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가 올해 '데이터 농업' 솔루션 사업의 본격 확장에 나선다. 그는 스마트팜 솔루션 진입장벽을 낮춰 회원 농가를 대거 확충하고 농민을 '지식노동자'로 진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8일 신 대표는 “지금까지 사회가 농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육체노동자에 가까웠다”면서 “앞으로는 농사 역시 데이터 분석 기반의 정밀 컨트롤이 요구되는 첨단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랩스의 스마트팜 솔루션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해 작물에 최적화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일조량을 조절한다. 농민은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원격으로 작물 상태를 확인한 후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 그린랩스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6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에도 성공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스케일업 프로그램 '혁신아이콘' 제3기에도 선정됐다. 초기 그린랩스 제품은 도입하려면 농가당 2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했다. 올해는 솔루션을 단순화해 수십만원대에도 일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 대신 이용 농민을 크게 늘리는 게 올해 목표다.
취합된 농업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분석 정밀도가 높아져 작물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린랩스 '팜모닝'(팜랩스) 솔루션을 도입한 농가는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수확물을 늘렸다. 회원 농가 연평균 매출은 1억5000만원을 상회한다. 빠르면 1년, 늦어도 3년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이익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업 종사자 인구가 농업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도시에서 귀농한 40~50대로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산업 전반에 걸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팜 기술 수용도가 높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그린랩스는 올해 들어 '원스톱 스마트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 분야를 추가한다. 정보가 부족한 귀농형 농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컨설팅 사업이 첫 번째다. 조건을 따져 어떤 지역으로 가면 많은 농업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라이프스타일이나 자본금을 고려할 때 어떤 작물이 가장 적합한지까지 조언해 준다. 세팅된 조건에 따라 비닐하우스 시공부터 종자·비료 수급, 각종 IoT 기기 설치 등 'A to Z'를 모두 지원한다. 농작물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 작물 경매·입찰 관련 컨설팅은 물론 온라인을 통한 판매 대행, 직유통까지 돕는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관심이 높다. 현재 국내 딸기 품종 '설향'을 베트남 현지에서 원격 재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딸기는 상당한 고가에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신 대표는 “충남 천안에서 베트남 농장을 데이터 기반으로 원격 재배, 국내산과 똑같은 딸기 맛을 내는 데 성공했다”면서 “한국의 선진 농법과 종자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