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린 뉴딜'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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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산업에너지부 기자.

“규제 일색인데 성공하겠습니까?”

한 재계 관계자가 '그린 뉴딜'과 관련해 내린 촌평이다. 환경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그린 뉴딜이 환경 규제 완화와 산업 육성책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재계의 우려는 경험에 근거한다. 역대 정부와 국회가 친환경 및 녹색 성장을 주창하면서도 기업들의 환경 투자를 옥좼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를 들면 시멘트에 부과하려던 세금이다. 시멘트업계는 자원 보호 등 목적으로 지역자원시설세를 내고 있지만 20대 국회는 공산품인 시멘트에 예외로 세금을 추가 부가하는 입법을 시도했다. 이는 이중과세 문제를 촉발했다.

세금이 늘면 기업의 재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환경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는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들은 제 코가 석 자인 '비상 상황'”이라면서 “친환경 투자를 늘리고 싶어도 부담돼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재계가 환경 투자를 아예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발전업계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반발로 기준보다 환경 설비 투자를 외려 강화하고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정부가 권장하는 환경 기준치를 밑돌 수준으로 '오버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환경에 대한 국민 관심이 크기 때문에 여론 악화를 예방하려면 환경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피력했다.

관건은 기업들의 투자 유인책이다. 기업들이 환경 투자를 확대해도 부담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세제 지원은 증명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미국이 각종 세제 지원과 법인세 인하, 보조금 확대 등으로 자국 내 글로벌 기업들의 유턴을 도모하는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초기에 첫 업무로 일자리 대책 마련과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일자리 창출의 최전선은 민간이다. 민간이 위축되면 투자 강화→일자리 확대라는 그린 뉴딜 성공은 담보될 수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해결책은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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