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코로나19 '중증혈액질환' 대책, 세계 권위 학술지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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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 감염관리실장 이동건 교수,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면역기능이 고도로 저하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혈액질환 환자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면서 항암요법, 면역억제요법, 조혈모세포이식 등 정상적인 진료를 제공해 온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코로나19 대응전략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권위의 혈액분야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서울성모병원(병원장 김용식)은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감염관리실장 이동건 교수, 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 연구팀의 코로나19 대응전략 연구 결과가 영국혈액학회지(IF 5.206)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21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럽조혈모세포이식학회는 혈액암의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이 급하지 않다면 가능한 연기를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고 미국 내 상당수 병원들도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증 혈액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당장 치료가 중단되거나 연기될 경우 돌이킬 수 없이 질병이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 약 1만5000명의 각종 혈액질환 환자를 관리하며 매달 9000명 이상의 외래환자, 5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혈액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은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축소하는 대신 선제적인 코로나19 차단 전략을 수립했다. 이 결과 중증 혈액질환 환자의 정상적인 진료를 모두 유지하면서도 완벽하게 병원 내 코로나19 확산이 발생하지 않게 차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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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대학고 서울성모병원은 문진표를 사용한 환자 분류를 통해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일반환자의 동선을 분리했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은 △문진표를 사용한 선제적인 환자 분류 △환자 분류에 따른 이동동선 분리 △한시적 대체 진료(선별진료소, 안심진료소, 비대면 진료 등) 활성화 및 선별 진료소 분리 설치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 병동 시설 확충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별도 운영 등 조치를 취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조를 가지는 한 층 전체를 비우고 병동을 세부 분리해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폐렴 또는 역학적 요인이 있는 환자들을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했다.

이 결과 코로나19 유행시기에도 혈액병원 진료가 정상적으로 시행된 점이 이번 논문에서 주목을 받으며 최종 게재 승인이 됐다. 이 기간 중 서울성모병원의 원내 코로나19의 발생이나 확산없이 혈액병원 환자들의 한시적 대체 진료 환자수는 올해 3월 기준 749건이었다. 3월 신규 환자 수는 다소 감소했으나 외래 환자수, 재원환자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비슷했고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기 보다는 별도의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운영 등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해 대처함으로써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동욱 혈액병원장은 “이번 논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정상적인 진료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의사와 환자들에게 참고가 되어 중증혈액질환 환자의 진료가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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