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추진…업계 '근거부족'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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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 움직임에 나서자 전자담배 업계가 반발에 나섰다. 잘못된 기준으로 도출된 결론으로 과세 체계를 변경할 경우 전반적인 증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방세연구원은 현재 1mL당 1799원으로 책정된 액상형 전자담배 제세부담금(부가세 제외)을 궐련 담배와 비슷한 3300원 수준(약 229%)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조정방안 연구'를 19일 발표했다. 동일한 과세대상 행위가 동일한 세부담을 가지는 조세부담 형평성과 국민건강 저해, 청소년 흡연 등 사회적 비용 등이 고려된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지방세연구원의 발표 내용은 다음 달 말 제출되는 최종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와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가 이 같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된다.

전자담배 업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지방세연구원이 주장한 기준이 국내에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미국 전자담배 업체 '쥴'을 기준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대변인은 “정부의 규제와 세금 인상 움직임에 대기업 쥴 마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229%의 세금 인상은 전자담배 산업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이라며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은 서민 증세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쥴과 같은 폐쇄형(CSV) 액상 전자담배 특성상 1개 팟(0.7~0.9ml)이 담배 1갑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점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한국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가장 높은 세금을 부과한 나라이며 2위 미국 코네티컷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세금 인상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 있는 상황에 정부의 연구 결과 발표 없이 세금 인상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식약처는 내달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체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청소년 유입이 쉽다는 근거가 없을 뿐더러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질환 사태도 불법 유통된 제품에 따른 것으로 국내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니코틴 농도 차이도 제기됐다. 국내의 경우 니코틴 함유량이 1% 미만 기준이 적용돼 있지만 미국 등에서는 3%, 5%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국내에서는 니코틴 농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세율이 적용된 만큼 오히려 세율이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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