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해외에 의존했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한 우리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생산거점에 투자를 늘리고,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일본 정부 수출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밸류체인(GVC)이 재편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소부장 자립'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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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세라믹 제품 전문업체 A사는 국내 최초로 50um '세라믹 비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스마트폰, 액정표시장치(LCD) TV, 컴퓨터 등 반도체 및 전자회로 제품 관련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에 활용되는 제품이다. 초미세 가공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일본에서 전량 수입됐다. 이번 개발로 세라믹 비드 국산화와 대일무역 역조 해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소재 전문업체 B사는 상하수처리제와 제올라이트 원료로 사용되는 수산화알루미늄 제품을 국산화했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한 특수알루미나 제품을 자체 개발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업체는 현재 신소재 '슈퍼파인 수산화알루미늄' 기술력과 생산력 부문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이차전지 분리막용 보헤마이트 제2공장을 신축했다. 정부의 소부장 대책에 따른 국내 수요기업의 제품 대체 확약 및 공급기업의 적극 투자 실현 사례로 꼽힌다.

화학소재 전문업체 C사는 기술 개발 및 협력으로 불소계 화합물 기술 자립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일본, 미국에서 전량 수입한 불소고무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불소고무는 내열성, 내화학성, 내구성 등이 일반 고무보다 뛰어나 반도체·LCD 공정, 자동차 연료호스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불소계 화합물을 생산하기 위해 약 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했다. 앞으로 35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업체 D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 부문에서 차별화된 제조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독자 개발한 도금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데 초점을 둔다.

철과 니켈을 합금한 인바(Invar) 소재를 사용하는 FMM은 OLED 공정에 투입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일본 업체가 10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업계는 D사가 일본 제품 대비 우수한 해상도를 구현하는 것은 물론 기존보다 생산일정을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