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보험업계 실적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생명보험은 다소 어두운 전망, 손해보험은 조금 개선될 것으로 각각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모든 산업이 예상치 못한 여파에 직면했다. 보험도 다르지 않다.
이 여파의 중심에는 코로나19가 있다. 대체로 생보사는 고객이 내는 보험료를 국고채나 회사채에 투자해서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주가와 금리 모두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실제 올해 초 1.5%이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1.29%까지 내려앉았다.
반면에 이 난리에도 손보사는 다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보사의 악순환 사이클을 지속하던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다소 개선됐다는 예측에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감염 등을 우려해 병원 방문을 꺼린 이유다. 일시성 이유가 크다.
문제는 4월부터다. 주가와 금리는 당장 회복할 개연성이 크지 않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완화되면서 4월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 대거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 손보사의 일시성 개선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현장도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기피 현상까지 생기면서 설계사들은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일각에선 만나 주지도 않는데 영업을 어떻게 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런 위기에도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보험사의 대응이 여전히 부재하다는 방증이다.
실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산업이 상당히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보험은 딱히 변화에 적극 반응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비대면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결국 한목소리는 '사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마트가 무인으로 돌아가고 모든 금융이 비대면으로 치우치는 시대상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다만 사람들은 비대면을 선호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변화 요구는 더욱 거셀 것이다. 보험업권도 준비에 뒤처져선 안 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