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야, 기업경영에서 '정치혁신'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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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은 오히려 호황일 때, 시장에서 선전할 때 '대혁신'을 이룹니다. 잔인한 개혁을 그때 하는 것이죠. 불황일 때 혁신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위기가 오면 혁신이 어렵습니다. 잘못 움직였다가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삼성전자 최초 '고졸 출신' 임원으로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는 양향자 당선자의 말이다. 그는 180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이 혁신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양 당선자는 “기업의 혁신을 정치에 이식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치와 기업 경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황' 아닌 '대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 호황이 코로나19 사태에서 국정 안정을 원하는 국민의 '일시적 지지'인지 대선까지 이어질 '장기적 지지'인지는 가늠할 수 없다. 일시적이라면 이를 장기적 지지로 이어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정치 혁신'은 필수다.

민주당이 대승을 거뒀지만 여당이 국정 운영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은 적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으로 시름하는 국민이 많다. 여의도에선 '민주당이 야당 복이 있다'는 말이 나돈다. '실력 있는 대안 야당' 부재가 민주당의 압승을 거들었다는 풀이다.

그렇기에 지난 17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열린우리당의 기억을 소환한 것은 '호황기 오만'을 경계하는 신중한 태도로 보인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압승 이후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 민주당은 기업에서 호황기 혁신 전략을 배워야 한다.

반대로 대패한 미래통합당은 불황 때 기업의 '비상경영' 전략을 따라 해야 한다. 기업은 불황을 이겨 내기 위해 시장 변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거나 판매 조건을 바꾸는 등 신속히 대응한다.

통합당도 마찬가지다. 내 탓 네 탓 할 때가 아니다. 위기를 수습하고 불황을 이겨 내야 호황기가 왔을 때 탁월한 실적을 올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상처뿐인 제1야당의 다음 절차는 '폐업'밖에 답이 없다.

21대 국회, 여야 모두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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