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오랜 선입견 내지 편견이 하나 있다. 사업은 위험하고 취업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이 전부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실 위험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은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 많다.
흔히 생각하기를 우리가 어떤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 해당 위험으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보다 해당 위험으로 인해 기대되는 수익이 더 크기만 하면 위험을 수용하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예를 들어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200원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0원을 받는 게임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우리는 이 게임에 참여함으로 인해 기대되는 수익이 100원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게임 참가비용이 100원보다 작으면 게임에 참여하고 100원보다 높으면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접근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항상 이러한 접근이 유효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위험에 대해서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수학자 베르누이다. 베르누이는 그 유명한 상트 페테르부르크 역설을 통해 우리가 위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기대수익과 같은 보수가 아니라 또 다른 개념임을 처음 확인시켜준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해서 앞면이 n번째 처음으로 나오면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금으로 받는 게임이다. 만약 두 번째 앞면이 나오면 해당 횟수만큼 상금을 받고, 100번째에 처음으로 앞면이 나오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금으로 받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게임을 수행할 경우, 우리가 게임을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기대수익은 사실 무한대다.
이 게임은 기대수익만으로는 우리에게 무한대의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이런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단돈 1만원을 내라 해도 선뜻 돈을 지불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게임을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기대수익이 1만원보다 훨씬 큰 상황임에도 말이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위험 상황에서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또 하나의 개념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기대효용이다. 앞서 언급한 주관적 편향성을 제거하고 우리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명확히 도출해야 할 내용이 기대수익이라면 이러한 기대수익은 위험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가치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기대효용은 위험을 평가하는 주관적인 가치라 할 수 있다. 즉, 동일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하는 이유는 기대효용이 개인마다 다르기 부여되기 때문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게임을 제안 받았을 때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이 저마다 다른 이유 역시 이 게임에 부여하는 기대효용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 사회는 더더욱 안전성에 편향된 의사결정을 해왔다.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대학생의 희망 직업 상위 순위는 공무원, 선생님 등과 같은 안정적인 직업이 상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 직업이 내포한 위험성 역시 객관적인 기대수익이 아니라 주관적인 기대효용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지금 내 개인의 꿈을 펼치고 싶으나 사업은 위험한 것이기에 접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실제 창업 시 직면하게 되는 위험은 내가 인식하는 위험과는 다를 수 있음을 주지하기 바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