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0]출구조사 나오자 이낙연 '환호', 황교안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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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각 방송사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은 환호했고, 황교안은 탄식했다.'

15일 오후 6시 15분 지상파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래통합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최대 기준으로 133석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민주당이 과반을 뛰어넘는 170석 이상을 확보하면 단독 입법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다.

특히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끈 이낙연 후보는 개인적으로도 경쟁자인 황교안 통합당 후보를 53.0% 대 44.8%, 8.2%P 차로 제치고 서울종로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대권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선거상황실이 마련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승리의 환호와 기쁨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 종로에서 이 위원장이 황교안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박수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비교적 침착한 표정으로 발표를 지켜봤다. 서울 종로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됐음에도 차분한 기조를 유지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많은 의석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코로나19와 경제 위축이라는 국난의 조속한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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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15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통합당 선거상황실이 마련된 국회도서관 대강당은 비통한 표정과 함께 침묵만 흘렀다.

통합당은 출구조사 전까지는 높은 투표율이 지지층 결집과 '정권 견제'를 이끌었다며 과반 의석 이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침묵이 지속됐다.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전 “개헌선 저지 의석(101석) 확보가 어렵다”고 말한 '엄살'이 단순 엄살이 아닌 실제 위기감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통합당이 1당을 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고 전망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는 총선 출구조사를 시청한 후 “개표를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합지역이 여전히 많고, 국민께서 현명한 선택 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선거 기간 중 만난 국민의 절절한 호소와 바램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겠다며 통합당의 총선을 이끌었던 황 후보는 이 후보에 밀려 국회 입성에도 실패하며 향후 정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국회 통과에 핵심역할을 하면서 의석수 불리기에 나섰던 소수정당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의당 선거상황실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왔다.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경기 고양갑)만이 우세를 가져갔으며,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패색이 짙게 드리웠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여영국 후보(경남 창원성산)와 원내대표인 윤소하 후보(전남 목포) 등 현역 의원들은 당선권에서 멀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희망을 놓지 않겠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거대 정당들의 비례 위성정당과의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며 “출구조사는 이전에도 많은 오차가 있었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지역구와 비례 모두 0석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다시 지역과 진영구도에 휩쓸렸다며 실망스럽다는 입장문을 읽은 뒤 자리를 떠났다. 손 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또다시 커다란 지역구도로, 진영구도로 휩쓸려버려 앞으로 정치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이렇게 진영대결, 지역대결로 가서는 경제, 민생, 안보, 평화도 제 길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대단히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의원이 복귀해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은 비례대표로만 3~5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최선을 다 한 만큼 겸허하게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의 뜻에 따라서 약속드렸던 일하는 정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소수정당이 세를 불리지 못하면서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달리 거대양당 체제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선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끈 국민의당이 선전함에 따라 3당 체제로 정치구도가 재편됐다.


총선기획팀=조정형(팀장)·강우성·박지성·성현희·송혜영·안영국·안호천기자 polic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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