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은 15일 국회도서관에 공동 상황실을 꾸려놓고 투표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6시 전에 심재철 원내대표, 원유철 한국당 대표 등 지도부가 속속 집결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상황실에 오지 않았다.
6시 4분 황교안 대표가 도착하자 지도부와 의원들은 일동 기립하며 박수를 쳤다. 이날 영남권의 높은 투표율이 지지층 결집을 이끌었다며 과반석 이상을 기대하는 승리의 박수를 쳤다.
그러나 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6시 15분, KBS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KBS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55~178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07~1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개헌선 저지 의석(101석) 확보가 어렵다”고 말한 '엄살'이 단순 엄살이 아닌 실제 위기감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투표율은 2004년 17대 총선(60.6%) 이후 역대 최고치인 오후 5시 기준 62.6%를 기록했다. 그동안 역대 총선 투표율은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였다.
KBS 출구조사대로라면 코로나19 사태에 유권자들이 안정적인 여당의 국정 운영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낙연 전 총리와 종로에서 대결을 벌인 황교안 대표가 출구조사에서 약 10% 뒤진 것으로 나오자 침묵이 이어졌다.
수도권 일부에서 태구민, 박진, 배현진, 김은혜 후보 등이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타나자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또 대구에서 주호영 의원이 김부겸 의원을 월등하게 이긴 것으로 조사되자 높은 환호성이 나왔다. 부산에서 김영춘 의원을 서병수 후보가 이기면서 마찬가지로 박수가 나왔다. 이처럼 개표방송 내내 당선이 예상되는 일부 후보자들 모습에 간간이 이처럼 환호와 박수가 들렸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됐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전까지 영남권의 높은 투표율로 지지층이 결집됐을 것이라며 과반석 이상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투표를 한 뒤 “통합당이 1당을 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구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개표는 전국 251곳 개표소에서 오후 6시 30분께부터 시작됐다. 중앙선관위는 개표율이 70~80%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16일 오전 2시께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비례대표는 새로운 선거법이 적용돼 의석수가 계산돼야 하는 만큼 최종 결과는 16일 오후 늦게 확정된다.
총선기획팀=조정형(팀장)·강우성·박지성·성현희·송혜영·안영국·안호천기자 policy@etnews.com